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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정신건강

소아 결벽증과 강박증: 강박장애 원인과 대처방법

by OliveWorld 2023.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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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벽증

 

 

#1. 소아 결벽증 / 소아 강박증

가끔 상담실에 아이가 지나치게 자주 손을 씻는 문제로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조금만 손에 무엇이 묻어도 이내 손을 씻으려 하고, 한번 손을 씻으면, 한참 동안 씻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손에 무엇이 묻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게 된다. 이는 손뿐만 아니라 옷도 그러하다. 옷에 조금만 이물질이 묻으면 더 이상 그 옷을 입고 있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아이의 이러한 문제는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특히 학교생활에서 더더욱 그러하다. 아이들의 결벽증은 단순히 손 씻는 문제뿐만 아니라 화장실 사용 문제도 발생한다. 결벽증으로 인해 학교 화장실을 제대로 사용하기 어렵다 보니, 배변활동을 참게 되면서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아이들의  지나친 결벽증은 일종의 강박스펙트럼의 증상이다. 강박장애(obsessive-compulsive disorder, OCD)는 반복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특징되는 정신과적 상태를 말하는데, 아동기 혹은 청소년 초기에 비교적 빈번하게 발생한다. 강박장애의 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거나 약해지는데 그 과정은 대체로 만성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강박장애는 성인의 경우에는 사망률이 가장 높은 장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소아의 강박장애는 아이가 지나치게 깨끗한 것에 집착하게 되면서, 손을 자주 씻거나, 목욕을 오래 한다거나, 주변의 물건들을 계속 닦고 정리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자칫 부모가 이러한 아이의 모습을 보고, 우리 아이는 깔끔한 성격이라고 오해하기 쉬운데, 단순히 깔끔한 아이라면 더러워지는 것에 대해 대하는 태도가 좀 더 유연한 편이다. 더러워질 수 있음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이를 참아낼 수 있다. 하지만 강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잠시도 자신이 더러워지는 것을 참아내지 못하고 상당히 불편감을 호소한다.

 

#2. 강박증의 원인과 증상

강박증상의 원인으로는 유전/가족적 요인, 신경생물학적 요인, 인지적인 요인, PTSD, 과도한 책임감과 관련된 사건 혹은 경험 등이 있다. 먼저, 유전/ 가족적인 요인에 대해 살펴보면, 강박장애가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많은 연구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강박장애가 부모나 형제자매에서의 유병률이 12%로 높게 보고 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유전적인 요인이 어느 정도는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경생물학적 요인은 글루탐산염과의 관련성에서 나타나고 있다. 글루탄산염은 뇌 속에 있는 1차적 흥분성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로, 글루탄산성 분출은 신경계의 주요 피질 및 피질 하부 어디에서나 발견된다. 강박장애의 경우에는 글루탄산염은 뇌 속에서 일어나는 N-메틸-D-아스파르트산(NMDA) 수용체 활동을 매개한다. 이 글루탄산염이 아동 및 청소년의 뇌 속에서 강박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역할을 촉진하게 된다. 또한 세로토닌의 기능이상 역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인지적인 요인으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역기능적인 신념이다. 대체로 강박증상을 가지고 있는 아동, 청소년들은 심각한 역기능적인 신념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완벽주의 및 불확실성을 참지 못하며, 생각을 지나치게 중시하고 통제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과도한 책임감과 위협에 대해 과대평가를 한다. 이러한 역기능적 신념은 상당히 당위적이고 비합리적인 사고체계를 형성하게 되다 보니, '반드시 ~ 해야 한다', '절대 ~해서는 안된다' 등의 사고로 자신을 옭아매게 된다. 

 

아동이 경험한 스트레스나 외상 사건이 강박증상에 영향을 주게 된다. 예를 들어, 지난 몇 년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의 생활환경에 상당한 변화를 경험하게 되면서, 아이들도 상당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었었는데, 이때 아이들은 특히 손을 씻거나 위생관 관련된 억압된 환경을 경험하게 되면서 이로 인한 강박적인 결벽증상들이 많이 발생하였다. 또한 아이가 경험한 어떤 스트레스 상황이 아이로 하여금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을 형성하게 되면, 아이는 이를 강박적인 행동으로 나타낼 수 있다.

 

특정 유형의 생활사건이나 경험이 아이에게 과도한 책임감을 형성하게 되면, 이로 인해 아이에게 강박증상이 발현될 수 있다. 아동에게 주어진 과도하고 부적절한 책임감이나 경직되고 극단적인 행동지침들, 과보호적이고 허용적이거나 혹은 반대로 비판적인 양육방식, 개인의 행동 또는 무행동이 상해나 불행을 야기했던 사건, 개인의 행동 혹은 무행동이 상해나 불행을 일으킨 것으로 보이는 사건들이 영향을 줄 수 있다.

 

<강박장애의 DSM-5 진단기준>


A. 강박사고나 강박행동 혹은 둘 다 존재하며 강박사고는 (1) 또는 (2)로 정의된다.

 1.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생각, 충동, 또는 심상이 장애가 나타나는 동한 침투적이고 원치 않는 방식으로 경험되며 대부분 현저한 불안이나 괴로움을 유발함.

 2. 이러한 생각, 충동 및 심상을 경험하는 사람은 이를 무시하거나 억압하려고 시도하며, 또는 다른 생각이나 행동을 통해 중화시키려고 노력함(강박행동을 함으로써)

 

강박행동은 (1)과 (2)로 정의된다.

 

1. 손 씻기나 정리 정돈하기, 확인하기와 같은 반복적 행동과 기도하기, 숫자세기, 속으로 단어 반복하기 등과 같은 심리 내적인 행위를 개인이 경험하는 강박사고에 대한 반응으로 수행하게 되거나 엄격한 규칙에 따라 수행함.

2. 행동이나 심리 내적인 행위들은 불안감이나 괴로움을 예방하거나 감소시키고, 또는 두려운 사건이나 상황의 발생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수행됨. 그러나 이러한 행동이나 행위들은 그 행위의 대상화 현실적인 방식으로 연결되지 않거나 명백하게 과도한 것임.

주의점: 어린 아동의 경우 이런 행동이나 심리 내적인 행위들에 대해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B. 강박사고나 강박행동은 시간을 소모하게 만들어(하루에 1시간 이상)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현저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한다.

C. 강박증상은 물질(남용약물, 치료약물)의 생리적 효과나 다른 의학적 상태로 인한 것이 아니다.

D. 장애가 다른 정신질환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범불안장애에서의 과도한 걱정, 신체이형장애에서의 외모에 대한 집착, 수집광(장애)에서의 소지품 버리기 어려움, 발모광(장애)에서의 털 뽑기, 피부 뜯기, 상동증적 운동장애에서의 상동증, 섭식장애세서의 의례적인 섭식행동, 물질 관련 및 중독장애에서의 물질이나 도박에의 집착, 질병불안장애에서의 질병에 대한 과다한 몰두, 변태성욕장애에서의 성적인 충동이나 환상, 파괴적·충동조절 및 품행장애에서의 충동, 주요 우울장애에서의 죄책감을 되새김, 조현병 스펙트럼 및 기타 정신병적 장애에서의 사고 주입 혹은 망상적 몰입, 자폐스펙트럼장애에서의 반복적 행동 패턴).

 

다음의 경우 명시할 것

 좋거나 양호한 병식: 강박적 미음이 진실이 아니라고 확신하거나 진실 여부를 확실하게 인지하지 못한다.

 좋지 않은 병식: 강박적 믿음이 아마 사실일 것으로 생각한다.

 병식 없음/망상적 믿음: 강박적 믿음이 사실이라고 완전히 확신한다.

 

다음의 경우 명시할 것

 틱 관련: 현재 또는 과거 틱장애 병력이 있다.


 ( 출처: '아동·청소년 정신병리학 제3판'(2017), E. J. Mash 외, 시그마프레스)

 

 

#3. 증상에 대처하기

소아기에 나타나는 강박장애 관련 증상들은 나타났다가도 사라지는 과정을 보이게 되며, 이러한 증상이 성인기까지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상담실에 이러한 증상으로 방문하는 부모들을 보면, 아이가 이러한 증상을 보일 때 부모 역시 상당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예민하게 증상에 대해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결벽증과 같은 강박적인 행동들은 그 주된 원인이 되는 정서가 불안이기 때문에, 아이가 자신의 증상에 대해 부정적인 피드백을 경험하게 되면, 아이는 불안을 더 많이 경험하게 되면서 증상이 더 심해지게 된다. 따라서, 아이가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분위기 조성이 필수적이다. 

 

안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은 먼저, 그 증상에 대해 반응하는 부모가 좀 더 정서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 좀 씻으랬지

도대체 몇 번을 씻는 거야?


 

 

이런 신경질적인, 비난하는 반응은 오히려 아이에게 독이 된다. 부모는 아이가 지나치게 손을 씻는 모습을 보일 때, 좀 더 부드러운 목소리로 손 씻는 것과는 관련인 없지만, 아이에게는 중요하고 더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다른 자극으로 전환시켜 주는 것이 좋다. 

 

지금 손을 씻고 있구나.
얼른 씻고 나와서 엄마랑 함께 산책 가지 않을래?



너무 손을 씻거나, 청결에 신경 쓰는 아이의 결벽적이고 강박적인 행동에 초점을 두고 반응하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부모가 아이의 증상에 편하게 대해주어야 아이도 점점 자신의 행동에 유연해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강박증상을 가진 아이들은 대체로 왜곡된 신념을 형성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모는 아이가 형성하고 있는 당위적이고 비합리적인 신념들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알아두게 된다면, 아이가 형성한 그 신념체계에 좀 더 합리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셔츠의 단추는 반드시 목까지 채워야만 해!

 

이러한 신념을 형성하고 있는 아이는 무엇 때문에 이러한 당위적인 사고를 형성하게 되었을까? 과거의 어떤 경험이나 사건에 의해 그런 사고를 형성했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 사고의 이면에 있는 신념은 " 단추를 잘 채워 옷을 입는 것이 도덕적이고 올바른 일이다'라고 할 수 있다. 즉, 반듯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지나친 도덕적 관념을 형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부모는 아이의 이 도덕관념에 대해 좀 더 유연한  관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셔트를 목까지 채우지 않는다고 해서 다 올바르지 않은 사람은 아니다"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강박증상이 심각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전문적인 치료는 인지행동치료를 기반으로 한 상담치료와 정신과적인 약물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강박적 사고를 유발하는 비합리적인 신념체계를 조절하도록 도울 수 있다. 또한 세로토닌 차단제(SSRI)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켜 줄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개입방법은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동시에 병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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