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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아이 심리 발달 이야기
우리아이 왜 그럴까

'까다로운 아이'의 이유

by OliveWorld 2023.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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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아이

#1. 까다로운 아이

 

「한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지금 유치원에 가기 위해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을 하고 있다. 엄마는 출근하기 바빠 아이에게 빨리 고르라고 재촉을 한다. 하지만 아이는 청바지도 싫다, 검정 옷도 싫다, 면티도 싫다고 하며 짜증을 낸다. 결국 유치원에 지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엄마는 아무 옷이나 골라 아이에게 입힌다. 아이는 소리를 지르며 짜증을 내고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부린다. 엄마의 아침 시간은 완전히 기분이 엉망이 되었고 아이 기분을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대다수의 많은 부모들이 맞이하는 아침 풍경은 아마도 위와 같을 것이다. 상담실에 가장 많이 방문하는 유형의 아동이 바로 이러한 까다로운 아이들인데, 이 유형의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짜증"과 "신경질" 그리고 "예민함"을 탑재하고 있다. 그리고 그 능력들을 과감하게 부모들에게 발휘하여 부모를 혼돈의 세계로 안내하게 된다. 

 간혹 부모가 상담실에서 고충을 토로하며 '다른 집 애들은 안 그렇던데, 우리 애는 왜 그렇게 유난스러울까요?'라고 질문한다. 그런 나는 '다른 집 애 부모님도 똑같이 말씀하신답니다.'라고 대답해 주곤 하는데, 아이의 이러한 유난스러운 행동은 많은 부모들을 좌절하게 만들고 부모로서의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게 만든다. 이 유형의 아이들의 부모들의 많은 분들은 '제가 부모로서 잘 못하나 봐요. 제가 아이를 잘못 키우는 것 같아요'라고 자책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모두 부모만의 탓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까다로운 아이는 까다롭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기질(Difficult temperament)을 가지고 태어난 아동은 부정적인 반응을 많이 한다. '싫어'나  '아니야~!' 등 거절과 거부, 부정의 단어를 주로 사용하게 되다 보니 이를 듣는 부모는 마음의 불편감을 경험하게 된다. 대체로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자기가 결심한 목적은 꼭 이루고자 하는 집념이 강하며, 완벽주의가 많아 실제 자신의 능력보다 높은 기준을 세우는 편이다. 자기가 그리는 어떤 이상적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화가 나고, 좌절하며, 다음에 다시 그 도전을 하지 않으려 하고 회피하게 된다.

 

 예를 들어, 물을 컵에 스스로 따르기로 마음먹은 까다로운 유아는 엄마가 했던 완벽하게 물 따르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며 자신도 그렇게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아직 미숙한 유아는 결국 물을 제대로 컵에 따르지 못하고 쏟게 되는데, 자신이 엄마처럼 해내지 못했다는 좌절감으로 인해 상처를 크게 받고 스스로에게 화가 나게 된다. 그리고 그다음부터는 물을 따르는 것에 대해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절대 스스로 따르려고 하지 않는다. 

 

 이처럼 까다로운 아이는 자신이 아직은 엄마처럼 물을 따를 수 없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분노를 경험하게 된다. 왜냐하면 자신은 잘 해내야 한다는 완벽주의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유형의 아이들은 대체로 남 앞에서 무엇을 하는 것에 대해 극도로 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평소 엄마와 아빠 앞에서는 곧잘 하던 것도 다른 사람 앞에서는 뒤로 빼면서 절대 안 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는 혹시 잘 해내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염려와 불안이 커지고 실패하는 자신을 만나고 싶지 않은 공포로 그런 행동을 보이게 된다. 즉, 까다로운 아이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커 불안과 공포감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2. 까다로운 아이에게 필요한 것

 

 아침마다 엄마, 아빠의 불쾌지수를 높이는 까다로운 아이에게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상담실에 오는 이러한 자녀의 부모들에게 그동안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물어보면, 대체로 처음에는 좋게 이야기하거나, 얼르고, 타이르다가 결국엔 목소리가 커지면서 큰 소리로 화를 내게 된다고 한다. 여기저기서 들은 육아상식들을 총 동원해 보고, 아이에게 공감해줘야 한다고 해서 참아도 보지만 결국엔 화가 나서 폭발하게 된다고 한다. 그럴 때 나는 그런 부모님들에게 '부모님도 사람이랍니다.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합니다.'라고 답해준다. 하지만 화가 나는 것이 사람으로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반응이라 할지라도 올바른 방법이라 할 수는 없다. 

 

 까다로운 아이가 까다롭게 구는 이유는 두려워서, 불안해서,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 걱정돼서, 자신이 없어서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의 까다로운 행동에 초점을 두게 되고, 그 적절하지 않은 감정표현과 행동을 나무라고 비난하게 된다. 걱정과 불안, 공포심에 가까운 두려움으로 까다로움을 부리는 아이에게 부모의 비난과 질책은 더 큰 불안과 좌절감, 두려움을 경험하게 한다. 즉, 부모님이 원하지 않은 바로 그 행동이 더 강화되는 것이다.

 

 "부모님께서 훈육하실 때 아이에게 무엇이 변화되기를 바라고 훈육을 하시나요?"

 "그 행동을 안 하기를 바라서이지요."

 "그렇다면, 아이에게 화를 내시고 질책하는 방법이 효과적이셨나요? 그 목표에 도달하게 했나요?"

 "............ 그렇지는 않은 것 같네요."

 

 까다로운 아이가 까다로운 행동을 보일 때, 부모는 먼저 아이가 무엇을 염려하고 걱정하고 있는지를 살피고, 그 문제를 같이 해결해주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신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해결하는 것이다.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지를 함께 고민해 주는 것이다. 이때, 많은 부모님들이 질문하는 것이 '아침에 출근준비로 바쁜데 언제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이다. 특히 유아의 부모들에게는 이렇게 조언한다. '유아기의 자녀에게 조금 더 부모가 시간을 들여서 아이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할애하신다면, 이후 10년이 편안하십니다. 현재의 나의 시간을 위해 10년을 포기하시겠어요?'라고 묻는다. 그렇다. 사실 자녀를 양육함에 있어서 부모는 어느 정도는 자녀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까다로운 아이는 자기 욕구에 대한 주장이 분명하다. 그러다 보니 부모의 욕구와 상충되는 경우 상당한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까다로운 아이들은 좌절에 취약하기 때문에 자신의 욕구가 반복해서, 혹은 여러 번 좌절되거나 억압되게 된다면 내면에 상당한 우울감과 분노감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유형의 아이들이 자신의 욕구를 강하게 주장하고 좋고 싫음에 대한 의사표현을 분명하게 한다면, 어느 정도 그 욕구에 대해 인정하고 수용해주어야 하며, 점차적으로 타협하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까다로운 아이는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보니 자신이 완벽하게 아는 것이 아닌 처음 경험해야 하는 것이나 모호한 것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아이들은 낯선 장소나 낯선 사람을 싫어하거나 경계하며, 잘 모르는 상황에 대해 상당한 불안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이 유형의 아이들은 미리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만약 낯선 곳을 가야 한다면, 미리 그 낯선 곳에 대한 정보를 주어, 그곳의 모습, 환경, 지리 등을 미리 머릿속에 저장하도록 하여 더 이상 그곳이 낯선 곳이 아니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낯선 사람을 만나야 할 때도 미리 그 사람에 대해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처음 경험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아이가 불안해한다는 그 마음을 부모가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까다로운 아이를 양육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일관적인 양육태도'이다. 불확실성을 싫어하고, 모호한 것에 대한 불안을 경험하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일관적이고 균형적인 양육태도가 중요한 것이다. 부모의 양육태도가 이랬다 저랬다 하면, 아이는 무엇이 진짜인지, 무엇이 옳은 것인지,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함으로 인해 심리적인 혼란감을 경험하게 되고 화가 난다. 

 

"내 아이가 까다로운가요? 그럼 먼저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세요. 그리고 그 마음을 물어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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