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질은 변하지 않는가?
기질은 타고난 본래의 특성을 의미한다. 그렇게 때문에 기본적으로 기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어떤 부모는 묻는다. 산만하고 충동적이며 신중하지 못한 기질을 타고난 아이는 계속 그런 모습으로 살아야만 하는가? 변하지 않는가? 그 질문에 대해 대답해 보자면 기질은 변하지 않지만 행동과 생각은 변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성격이다. 성격은 환경과 학습과 경험에 의해 변화되며 형성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타고난 기질이 산만하고 충동적이고 신중하지 못하다 할지라도 환경 및 경험에 의해, 그리고 학습에 의해 아이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이며 주변을 잘 살피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자녀를 양육하고 돌봄에 있어서 자녀의 기질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기질을 얼마나 순기능적으로 성장시킬 것인가이다. 아무리 친사회적이고 진취적인 기질을 타고났다 할지라도 환경적 지지와 경험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기질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억압되어 협조적이지도 않고 회피적인 아이로 성장할 수도 있다.
#2. 성격이란
성격(Personality)이란 개인이 가진 특성을 의미하는데, 각 사람의 기분이나 태도, 의견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성격은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서 뚜렷이 나타나며, 주위환경과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나타난다. 성격은 자기 개념의 발달과 관련이 있으며, 기질과 환경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된다. 성격을 검사하는 도구들이 최근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대표적인 성격검사도구가 MBTI, 에니어그램, TCI 등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이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해하며 이러한 검사들을 통해 자신의 사회적 상호작용유형을 알고자 한다. 여기서는 기질과 관련한 성격유형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TCI검사에서의 성격유형과 관련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1) 자율성(Self-Directedness)
자율성은 '자율적 개인'으로서의 자기 개념을 의미한다. 자신이 선택한 목표와 가치를 이루기 위하여 자신의 행동을 상황에 맞게 통제하고 조절, 적응시키는 능력을 말한다. 이러한 자율성이 높은 사람은 성숙하고 상하며 자족적이고 책임감이 있어 믿을만한 사람으로 기술되곤 한다. 목표지향적이며 건설적이고, 대인관계에 있어서 리더역할을 할 때 잘 통합된 면을 보여준다. 자존감이 높고 자기 신뢰감이 높은 편이며, 효율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이 선택한 목표에 맞게 자신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권위 있는 사람으로부터 자신의 가치에 반하는 명령이나 지시를 받게 되면 따르기보다는 도전하는 경향이 있어 자칫 반항아로 비칠 수 있다.
자율성이 낮은 사람은 미성숙하고 약하며 상처받기 쉽고 남을 원망하거나 비난하는 경향을 보인다. 비효율적이며 책임감이 부족하고 신뢰할만하지 않다고 보인다. 내적으로 조직화된 원칙이 부족하여 의미 있는 목표를 정하고 추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상호배타적인 다양한 동기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있으며, 외부환경의 자극과 압력에 반응하여 행동이 이끌리는 경향을 가진다.
2) 연대감(Cooperativeness)
연대감은 사회의 한 일부조서의 자기이며, 타인에 대한 수용능력 및 타인과의 동일시 능력에서의 개인차를 말한다. 연대감이 높은 사람은 공감적이고 관대하며 동정심이 많고 지지적인 사람이다. 또한 공정하며 도덕적 원칙이 분명하고,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즐거워한다. 타인에게 협력적이며, 자신의 욕구나 선호만큼 타인의 욕구나 선호를 존중하고 이해한다. 팀워크와 조화로우며 균형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연대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에 몰두해 있고 타인에게 관대하지 않으며 비판적이고 비협조적이며 기회주의적인 면을 보인다. 우선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편이며, 다른 사람의 권리나 감정에 대한 배려가 적다.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더 선호하고, 또래나 동료들과의 사회적 관계를 이루는데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3) 자기 초월(Self-Transcendence)
자기 초월은 우주의 일부로서의 자기를 말하며, 우주 만물과 자연을 수용하고 동일시하며 이들과 일체감을 느끼는 능력에서의 개인차를 의미한다. 자기 추월지수가 높은 사람은 꾸밈이 없고 충만하며 참을성이 있다. 또한 창조적이며 사심이 없고 영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모호함과 불확실성을 잘 견딜 수 있으며, 결과를 모르고도 이를 통제하려는 충동을 느끼지 않으면서 자신이 하는 활동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자신이 최선을 다했음에도 실패했을 때 이를 기꺼이 수용하고 자신의 성공뿐 아니라 실패에 대해서도 감사할 줄 하는 겸손한 사람이다. 자칫 마술적 사고와 주관적 이상주의에 빠진 사람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자기 초월지수가 낮은 사람은 자긍심이 높으며, 참을성이 적고, 상상력이 부족하며 예술이 잘 감화되지 않는다. 자의식이 강하며 유물론적인 사고를 한다. 마음의 충만한 느낌이 다소 부족하다. 모호함이나 불확실함, 경이로움 등을 잘 견디지 못하며, 매사에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객관성을 추구하며 물질적 성공을 이룬 사람일 수 있다. 고통과 죽음을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어려워하며 노년이 되면서 적응상의 곤란을 겪을 수 있다.
#3. 기질과 성격의 관계: 부모의 역할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타고난 기질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형성되는 것이 성격이다. 그렇기에 자녀가 어떤 기질인지에 따라 부모의 양육태도가 어떤가 가 성격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 자녀가 사회적 민감성이 낮고 위험회피가 높다면 다소 냉소적이고 고립된 성향의 기질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경우 부모는 처음에 협조적이지 않고 예민하며 외부활동에 대해 극도로 긴장하거나 싫어하는 자녀의 태도에 당황하게 된다.
이때 부모가 강압적으로 요구를 한다거나 비난을 하며 자녀의 그러한 태도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낸다면, 자녀는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개념을 형성하게 되고 자녀의 고립감과 비협조성은 더 강화될 것이다. 하지만 이때 부모가 자녀가 안전하지 않은 외부경험에 대해 불안해하는 기질을 가지고 있으며, 낯선 사람과의 관계에 불편해하거나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활동을 힘들어하는 기질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그러한 자녀의 기질을 충분히 공감해 주고 이해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자녀가 조심스럽게 여러 사람과 어울리고 외부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이끌어주며 함께하는 즐거움과 외부활동의 유익함에 대해 스스로 경험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어야 한다. 그랬을 때 자녀는 성격에서 좀 더 높은 연대감과 자율성을 형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극추구가 높고 위험회피 수준이 낮으면서 사회적 민감성이 낮은 아동이라면, 부모는 그 자녀의 넘쳐흐르는 에너지와 주변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에 지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부모들이 이러한 자녀에게 다그치거나 혼을 내기도 하고 부정적인 정서반응을 많이 보여주게 된다. 자녀는 그러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통해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인 자기 개념을 형성하게 되면서 그 넘치는 에너지와 배려하지 않는 모습이 낮은 자율성 및 연대감의 성격을 형성할 수 있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넘치는 에너지라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산될 수 있도록 운동이나 신체활동을 많이 제공해 줌으로써 충분히 발산될 수 있고 성취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어야 한다. 또한 자신의 과한 행동이나 호기심이 자칫 주변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음에 대해 지속적으로 교육과 훈련을 시킴으로써 타인과 협력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럴 때 비록 자녀가 타고난 기질은 낮은 사회적 민감성이라 할지라도 성격은 중간, 혹은 좀 더 높은 연대감 지수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내 자녀를 나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아이는 부모가 보는 대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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