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아의 불안장애
공포를 경험하거나 불안을 느끼는 것은 아동기의 정상발달에서 보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공포와 불안의 정도가 지나쳐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정도가 된다면 이는 아동의 발달에 영향을 주게 되고 이후의 성장과정에서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줌으로써 발달의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소아의 불안증상을 불안장애라 한다.
불안이 심한 아동은 일상생활에서 늘 긴장과 위축된 상태를 나타내다 보니, 신체적인 증상이 자주 발생하고, 예민해지며, 까다로운 상태를 유지한다. 그래서 불안한 아이들은 걱정과 염려가 높아 의존적이고 회피적인 모습을 주로 나타내고, 이로 인한 주변과의 갈등이 잦게 되면서 사회정서발달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DSM-5 기준으로 말하는 불안 장애에 대해 살펴보면, 특정공포증, 분리불안장애, 사회불안장애, 선택적 함구증, 공황장애, 범불안장애 등이 있다.
#2. 특정공포증
특정공포증은 실제 위험이나 사회문화적 맥락에 맞지 않는 어떤 특정한 사황 또는 대상에 대해 현저하게 공포를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동은 이러한 공포를 경험하게 될 때, 울거나 떼를 쓰기도 하고 얼어붙어 꼼짝을 못 하거나, 혹은 보호자에게 매달리는 등의 행동으로 표현한다. 아동은 공포의 대상 혹은 상황을 회피하거나 그 고통을 느끼고 이겨내려 한다. 그리고 대상과 관련된 공포와 회피의 상태는 아동으로 하여금 심각한 기능손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 특정 공포증의 DSM-5 진단기준>
A.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서 극심한 공포나 불안이 유발된다(비행기 타기, 고공, 동물, 주사 맞기, 피를 보는 것).
주의점: 아이들의 경우 공포나 불안은 울기 발작, 얼어붙기나 매달리는 것으로 표현될 수 있다.
B. 공포 대상이나 상황은 대부분의 경우 즉각적인 공포나 불안을 유발한다.
C. 공포 대상이나 상황을 회피하거나 아주 극심한 공포나 불안을 지닌 채 참아낸다.
D. 공포나 불안이 특정 대상이나 상황이 줄 수 있는 실제 위험에 대한 것보다 극심하며,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보다 심하다.
E. 공포, 불안, 외피 반응은 전형적으로 6개월 이상 지속된다.
F. 공포, 불안, 회피는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현저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한다.
G. 장애가 정신질환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공포, 불안, 회피가 광장공포증에서 공황 유사 증상이나 다른 당황스러운 증상들과 관련된 상황, 강박장애에서 강박사고와 연관된 대상이나 상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서의 사회적 상황과 연관된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
다음의 경우 명시할 것
공포자극을 기준으로 한 부호화
300.29(F40.218) 동물형(예: 거미, 곤충, 개)
300.29(F40.228) 자연환경형(예: 고공, 폭풍, 불)
300.29(F40.23x) 혈액-주사-손상형(예: 바늘, 침투적인 의학적 시술)
부호화 시 주의점: ICD-10-CM 부호에서는 다음과 같다. F40.230: 혈액에 대한 공포, F40.231: 주사, 수혈에 대한 공포, F40.232: 기타 의학적 도움에 대한 공포, F40.233: 부상에 대한 공포
300.29(F40.248): 상황형(예: 비행기, 엘리베이터, 밀폐된 장소)
300.29(F40.298): 기타형(예: 질식, 구토를 유발하는 상황. 아이들의 경우, 큰 소리나 가장 인물 또는 가장 캐링터)
부호화 시 주의점: 만약 하나 이상의 공포자극이 있다면 모든 적용가능한 ICD-10-CM 부호를 적어야 한다(뱀과 비행기를 무서워한다면 F40.218 동물형과 F40.248 상황형을 모두 기입)
( 출처: '아동·청소년 정신병리학 제3판'(2017), E. J. Mash 외, 시그마프레스)
특정공포증을 가진 아동들은 특정 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한 예기불안(anticipatory anxiety)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개에 대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아동은 '길을 가다 혹시 개를 만나면 어떡하지?' 하는 예기불안을 형성하게 되면서 그 길을 지나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낼 수 있다. 또는 만약 그 길이 학교로 가는 길 중의 하나라면, 등교 시 개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 빠른 호흡과 떨림, 복통, 식은땀 등의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특정공포증을 가진 아동들은 공포의 대상이나 자극이 실제로 존재할 때, 그리고 예측될 때 공포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회피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고, 이 시도가 자칫 반항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주삿바늘에 대한 공포증을 가진 아동은 병원을 가는 것에 대한 극도의 불안과 거부감을 나타낼 것이며, 예방접종을 반드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문제로 부모에게 강한 저항을 하게 됨으로써 부모와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특정공포증을 가진 아동들은 다만 특정공포증 한 증상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유형의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연구 보고되고 있다. Essau와 그의 연구진이 발표한 자료(2000)에 의하면 특정공포증을 가진 아동의 47.2%가 다른 형태의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33.3%는 신체형 장애, 8.3%는 물질사용장애를 같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한다. 즉, 특정한 물건이나 상황에 대한 불안뿐 아니라 다른 형태의 장애가 함께 동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반적으로 동물이나 어둠, 피, 다치는 것 등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은 보통 7세 이전에 시작되며, 아동의 정상적인 공포의 시작과 유사하다. 하지만 이러한 공포나 두려움은 아동이 성장발달하고 인지적으로 이를 이해하게 되면서 점점 사그라들게 되지만 어떤 경험과 결부되어 각인된 공포대상은 성인이 되어서도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특정공포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아동이 이러한 증상을 보일 때 빨리 개입합으로써 불안의 정도가 더 확산되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아동의 특정공포증에 대한 치료개입은 일반적으로 점진적인 행동주의 요법과 인지행동적인 접근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아동의 특성상 미술이나 놀이, 음악 등 매체를 위주로 하는 상담을 통해 상담치료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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