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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아이 심리 발달 이야기
소아정신건강

소아불안장애: 분리불안

by OliveWorld 2023.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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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불안

 

# 1. 분리불안장애


 분리불안장애(separation anxiety disorder, SAD)는 주 애착 대상이나 안전하다고 여기는 공간으로부터 분리되는 것에 대한 과도한 불안과 공포를 경험하는 장애이다. 분리불안장애를 경험하고 있는 아동은 주 애착대상인 부모와 잠시라도 떨어지는 것에 대해 극도로 불안을 느끼고, 자신의 주변에서 부모가 멀어지지 않도록 강력하게 요구하게 된다. 그로인해 부모와 자녀 간의 잦은 갈등을 초래하게된다. 또는 지나친 염려와 걱정으로 인해 익숙한 공간이라 할지라도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여 혼자 방에 있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분리에 대한 불안은 생후 7개월에서 6세 경에 나타나는 정상적인 반응이며, 이 시기의 아이들은 낯선 상황이나 사람에 대한 회피반응의 일환으로 부모로부터 분리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경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리 시의 반응이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 과한 반응을 유발한다거나, 혹은 6세 이후 아동기에도 이러한 모습이 나타난다면, 분리불안장애를 의심해보아야 한다.

 분리불안장애의 주요 특징은 '분리에 대한 고통'이다. 아동기에 주로 나타나는 분리불안의 대표적인 양상이 학교등교거부인데, 분리불안장애를 경험하고 있는 아동은 자신이 학교에 가 있는 동안 나의 부모에게 큰 사고가 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고 부모로부터 멀어지는 것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 있겠다고 하거나, 학교에 가서도 금방 조퇴를 하기도 하고, 수시로 집에 전화를 걸어 부모의 안위를 확인하기도 한다. 

 분리불안의 또 하나의 두드러진 특징은 통증이나 신체적 질병을 호소한다는 것이다. 신체화 증상은 분리불안 뿐 아니라 불안의 대표적 증상이라 할 수 있는데, 아동들은 두통이나 복통,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 분리불안장애의 DSM-5 진단기준>



A. 애착대상과의 분리에 대한 공포나 불안이 발달수준에 비추어 볼 때 부적절하고 지나친 정도로 발생한다. 다음 중 세 가지 이상이 나타나야 한다.

  1. 집 또는 주 애착대상과 떨어져야 할 때 과도한 고통을 반복적으로 겪음.
  2. 주 애착 대상을 잃거나 질병이나 부상, 재앙 혹은 죽음 같은 해로운 일들이 그에게 일어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걱정함.
  3. 곤란한 일(길을 잃거나, 납치 당하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병이 생기거나)을 당해 주 애착대상과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걱정함.
  4. 분리에 대한 공포 때문에 집을 떠나 학교, 직장 혹은 다른 장소로 외출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거부하거나 거절함.
  5. 집이나 다른 장소에서 주 애착 대상 없이 있거나 혼자 있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두려워하거나 거부함.
  6. 집에서 떠나 잠을 자는 것이나 주 애착대상 곁이 아닌 곳에서 자는 것을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거부하거나 거절함.
  7. 분리 주제와 연관된 반복적인 악몽을 꿈.
  8. 주 애착 대상과 떨어져야 할 때 신체증상을 반복적으로 호소함(두통, 복통, 오심, 구토).


B. 공포, 불안, 회피 반응이 아동·청소년에서는 최소한 4주 이상, 성인에서는 전형적으로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한다.

C. 장애가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현저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한다.

D. 장애가 다른 정신질환으로 더 잘 설명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자폐증에서 변화에 대한 저항으로 인해 집 밖에 나가는 것을 회피하는 것. 정신병적 장애에서 분리에 대한 망상이나 환각이 있는 경우, 광장공포증으로 인해 믿을 만한 동방자 없이는 밖에 나가기를 거부하는 경우, 범불안장애에서 건강문제나 다른 해로운 일이 중요한 대상에게 생길까 봐 걱정하는 것. 질병불안장애에서 질명이 발생할까 봐 걱정하는 것.



( 출처: '아동·청소년 정신병리학 제3판'(2017), E. J. Mash 외, 시그마프레스) 


# 2. 분리불안은 왜 생기는 걸까?


 분리불안이 발생하는 원인은 배우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한 가지로 정의하여 그것때문이다라고 설명하기가 어렵다. 대체적으로 분리불안을 경험하는 아동을 보면, 기질적으로 위험회피 수준이 높고, 소극적이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지나치게 억압하는 아이들이 분리불안을 경험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또는 부모와의 불안정한 애착경험이 원인이 되어 아동이 부모에 대한 신뢰감이 형성되지 못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고 한다. 부모의 지나친 과보호적 양육태도 역시 아동의 분리불안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다. 

 어떤 경우에는 유아기나 아동기 초기에 분리불안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갑자기 아동기 후기나 청소년기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경우는 내적 자아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스스로 이를 억압하고 회피함으로써 잠재되어 있는 상태로 성장하게 되는데, 어떤 촉발사건에 의해 증상이 발현되기도 하는 것이다. 

  A는 현재 4학년으로, 학교에 등교하는 것을 거부하며 엄마와 아빠가 자신의 곁에 없는 것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학교에 등교해서도 쉬는시간마다 핸드폰으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가 집에 있는지 확인을 하고, 만약 엄마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극심한 공포로 학교를 벗어나 집에 돌아가서 엄마가 집에 있는지 확인을 해야만 한다.


 위 사례의 A는 무엇 때문에 저토록 심한 분리불안과 고통을 경험하고 있는 것일까? A는 불과 몇달 전 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던 친구였다. 그런데, 한 달 전,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엄마는 아버지를 병간호하느라 A는 친할머니 댁에서 머물게 되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퇴원한 후, A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렇다면 아버지의 교통사고가 증상의 원인이었을까? 아버지의 교통사고는 바로 촉발사건이었다. 그 촉발사건으로 아동은 그동안 억지로 눌러놓았던 분리에 대한 공포심이 발현된 것이었다. 사실, A는 부모님이 일을 해야 하는 관계로, 유아기와 아동기 초기를 할머니 댁에서 주로 생활을 해야만 했다. 당시 A는 부모로부터 떨어져 할머니 댁에서 생활하면서 부모로부터 분리된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린 나이었고, 당시의 불안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 꾹꾹 눌러놓았던 것이다. 그러다, 아버지의 사고로 다시 부모와 분리되어 할머니 댁에 머물게 되면서, 어린시절의 그 두려움이 밖으로 뛰쳐나온 것이다. 게다가 분리의 원인이 아버지의 사고였다보니 그 두려움과 공포는 더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분리불안의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기도 하지만, 신경생리학적으로 뇌 활동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또는 성격적으로 걱정이 많고 인내심이 부족한 경우에도 취약할 수 있다. 

 

# 3. 분리불안장애의 치료


 분리불안장애를 치료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치료방법은 행동치료와 인지치료이다. 행동치료를 통해 아동이 경험하고 있는 불안한 상황에 대해 체계적으로 둔감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인지치료를 통해 불안을 유발하는 사고에 대한 비합리적인 신념을 수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가족치료를 통해 가족 전체가 함께 아동의 분리불안에 대해 어떻게 소통하고 환경을 개선해 나가야 할 지에 대한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불안이 극도로 심한 경우에는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항불안제, 항우울제, 안정제 등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약물을 통해 불안의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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