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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정신건강

소아불안장애: 선택적 함구증

by OliveWorld 2023.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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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작함구증

 

#1. 선택적 함구증

 

 선택적 함구증(selective mutism, SM)은 가족들과 있을 때에는 말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고 불구하고, 알을 해야 하는 특정 사회적 상황(학교 등)에서는 전혀 말을 하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이 증상은 최소 1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하며, 말을 하는데 필요한 언어적 지식이 부족한 데에서 기인하는 문제가 아니어야 한다. 
 선택적 함구증을 가진 아동은 또래들보다 낮은 사회적 유능감을 가지며, 언어적 사회기술에서 더 낮은 평가를 받는다. 또한 사회적 자기주장, 자기 통제 및 전반적인 사회기술이 다른 또래아동들에 비해 낮게 나타나고 있으며, 사회적 책임감도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연구발표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이렇나 선택적 함구증이 반항과 연관되어 있다고 보고하고 있지만, 그러한 경우는 일부에 불과하며, 이러한 행동은 공포자극에 직면했을 때 불안장애 아동이 나타내는 증상과 유사하다.
 
<선택적 함구증의 DSM-5 진단기준>


A. 다른 상황에서는 말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을 해야 하는 특정 사회적 상황(학교)에서 일관되게 말을 하지 않는다.
B. 장애가 학습이나 직업상의 성취 혹은 사회적 소통을 방해한다.
C. 이러한 증상이 최소 1개월 이상 지속된다(학교생활의 첫 1개월에만 국한되지 않는 경우).
D. 사회적 상황에서 필요한 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거나, 언어가 익숙하지 않은 것으로 인해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E. 장애가 의사소통장애(아동기 발병 유창성 장애)로 더 잘 설명되지 않고, 자폐 스팩트럼장애, 조현병, 또는 다른 정신병적 장애의 경과 주에만 발생되지는 않는다.


( 출처: '아동·청소년 정신병리학 제3판'(2017), E. J. Mash 외, 시그마프레스)

 
 자녀가 학교에서 말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부모가 알기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선택적 함구증은 생각보다 부모가 늦게 인지하고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교사와의 면담과정에서, 혹은 교사가 부모에게 걱정스럽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부모는 자녀가 학교에서 말을 잘하지 않음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가 처음 자녀가 학교에서 그러한 모습을 나타낸다는 것에 대해 아이가 수줍음이 많아서 그런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대다수다. 실제로 상담실에 오는 아동들 중에 종종 이러한 증상을 가지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부모는 자녀가 사회불안, 혹은 기질적으로 수줍음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선택적 함구증을 가진 아이들은 대부분 집에서는 아무런 문제를 나타내지 않는다. 집에서는 부모와 대화도 잘하고 활달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학교나 다른 사회적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장소에서는 일절 말을 하지 않는다. 과연 수줍음 때문일까? 
 선택적 함구증을 가지고 있는 아동들의 대부분은 실제로 말을 하고 싶어 하지만 말이 터져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런 경험이 잦아지면서 말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예 말문을 닫아버리고 회피하는 방식을 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에 선택적 함구증의 증상을 가진 아동에게 말을 하도록 강요를 하거나 질책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아이의 말문을 더더욱 굳게 닫아걸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된다. 
 

#2. 선택적 함구증의 분류

선택적 함구증은 Hyden(1980)의 분류와 지능지수에 따른 분류로 나뉘어 살펴볼 수 있다. Hyden(1980)은 선택적 함구증을 공생적 함구증, 언어공포성 함구증, 반응성 함구증, 수동공격성 함구증으로 나누고 있다. 공생적 함구증은 주양육자와의 공생적 관계로서 집안에서 부모 간에 상대방에게 공격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환경 속에서 아이는 수줍어하고 불안해하면서도 상대를 조종하려는 행동이나 부정적 행동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언어공포성 함구증은 말하는 것에 대해 공포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반응성 함구증은 3세 이전, 심리적인 트라우마 경험이나 신체적 외상이 있는 경우 이후 증상이 나타났으며, 아동의 특성상 우울한 정서가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수동공격성 함구증은 대체로 고집이 세고 적대적인 행동이 주로 나타나는 아동들로,  대부분 지능지수가 높다. 이러한 유형의 아동은 지속적인 부모 간의 불화와 신체적 학대가 타 유형보가 다소 많게 경험된다.  
 지능지수에 따른 분류는 정신지체군과 정상지능군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정신지체군은 유아기에 언어발달의 지연이 많았으며 양육자와 공생관계이며,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을 더 많이 경험한다. 가정 내에서 적대적이고 분노가 많은 어머니에게 의존적이며 다소 미숙한 면을 보인다. 함구증을 자신의 지적 결함을 감추는 이차적 이득 효과를 보기 위해 긍정적 보상으로 작용하여 유지시킨다. 아동의 지적인 결함에 대해 파악하지 못한 교사나 부모가 아동에게 과도한 기대 혹은 압력을 줌으로써 아동이 갈등과 고통을 경험하게 되고 이로 인해 더 위축, 억제, 불안, 공격적이며 적대적인 행동들을 강화시켜 나간다. 정상지능군의 아동은 고집이 세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미숙하거나 결여되어 있고, 타인을 조정하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3. 선택적 함구증의 원인

 아동이 선택적 함구증을 경험하게 되는 원인은 다양하다. 아직까지 함구증의 뚜렷한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불안증세와 가장 관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모와의 분리로 인해 경험되는 분리불안, 감각통합기능의 장애로 인해 감각정보를 활용하는 데의 어려움,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부담과 압박으로 경험하게 되는 것, 심리적인 충격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사회적인 불안을 경험하게 되는 것, 기질적 특성, 그리고 부모의 양육방식 등 여러 원인들이 있다. 
 

#4. 선택적 함구증의 치료

 대체적으로 선택적 함구증을 성장하면서 증상이 점점 완화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연구보고에 의하면 대다수의 선택적 함구증을 경험한 아동들은 이후 성인기에서 사회적 관계형성을 지속하는데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선택적 함구증을 경험하고 있는 아동들은 학교에서 또래와의 관계경험이 부정적이다. 수업 중의 집단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어렵고, 수동적이거나 회피적인 모습을 반복적으로 나타내면서 주변 또래들로부터나 교사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아동들은 부정적인 자기 개념을 형성하게 되고, 위축되며, 불안은 더 증폭되고, 낮은 자존감을 형성하게 된다. 특히 발달과정 상, 이 증상은 학령기에 가장 많이 나타나게 되다 보니, 아동기의 부정적인 자기 개념과 또래관계는 이후의 청소년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녀의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빨리 치료개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택적 함구증을 보이는 자녀에게 부모는 답답함을 느끼고 다그치거나 나무라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자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듦으로써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만든다. 따라서 부모는 기다려주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유아기 때부터 자연스럽게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선택적 함구증을 앓는 아동들 중에는 유아기에 부모로부터 공적인 자리(친구모임이나 유치원 등)에서 비난을 경험하거나 수치감을 느꼈던 경험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로 인해 사회적인 관계에서 트라우마가 형성되고 선택적 함구증을 유발하게 되는 경우이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를 타인 앞에서 수치감을 느끼도록 훈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선택적 함구증이 10세 이후까지 지속된다면 치료의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증상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조기개입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선택적 함구증은 놀이나 미술 등 언어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매체를 활용한 상담기법이 용이하다. 놀이나 미술활동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또한 행동주의 기법이나 인지행동치료 등을 통해 아동이 경험하고 있는 불안한 상황이나 사고에 대해 점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그리고 선택적 함구증을 가진 아동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한 가족치료를 통해 가족 내의 소통에 대한 변화를 도모할 수 있으며, 나아가서 약물치료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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