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하기 싫어하는 아이
가끔 상담실에 오는 부모님들 중 아이 숙제시키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고충을 토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학교나 학원에서 내준 숙제를 하라고 하면, 미적미적 시간을 보내며 딴짓을 하거나, 온갖 짜증을 내며 심술을 부리다가 결국 울면서 겨우겨우 숙제를 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의 숙제임에도 부모는 어떻게든 숙제를 하게 하려고 아이를 구슬리고 타이르고 혼을 내기도 하면서 도대체 누구를 위한 숙제인지 헷갈릴 정도이다. 아이들은 왜 숙제를 그렇게 하기 싫어하는 걸까? 숙제를 하기 싫어하는 이유는 아이마다 다 다르고 다양하겠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사실 우리 역시 참 학교 숙제하는 것을 즐거워하지는 않았던 것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어쨌든 숙제이고, 해야만 하는 것임을 알기에 하기 싫음을 꾹 참고 했던 기억이 난다.
1. 숙제하기 싫어하는 이유
심리적인 이유
아이가 숙제하기 싫어하는 이유에 대해 먼저 심리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불안과 낮은 자존감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불안의 기저에는 완벽주의적인 기질이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는데, 대체로 좌절이나 실패에 취약하고, 자기 신뢰감이 부족한 아이들의 경우, 자신이 없고 완벽하게 알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거부감과 불편감, 그리고 두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여기에 낮은 자존감이 작용을 하게 되면서, 어떤 학습적 과업을 수행해야 하는 도전에 대해 거부적인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너무 어려운 숙제
숙제가 아이에게 어렵고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경우, 아이는 이 어려운 숙제를 대면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아이의 학습 수준이 숙제를 하기에 다소 부족한 경우 주로 보이는 이유에 해당한다. 아이는 학교에서나 학원에서의 수업내용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숙제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게 되고, 이는 숙제를 거부하는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숙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이해는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아이는 주로 숙제를 앞에 두고 짜증과 칭얼거림, 분노표출을 보이는 경우가 있으며, 때로는 회피하고 미루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한다.
관심 없는 주제
자신이 관심이 없는 주제의 숙제인 경우에도 아이는 회피하거나 하기 싫어하기도 한다. 국어나 사회, 역사 등을 좋아하지만 수학이나 과학을 싫어하는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수학과 과학 숙제에 대해서는 하기 싫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싫어하기 때문에 흥미가 없고, 또 내용을 잘 모를 수도 있다.
너무 많은 양의 숙제
아이가 느끼기에 너무 많은 양의 숙제인 경우, 심리적인 압박감과 부담감을 느끼게 되면서 오히려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대체로 아이들은 학교나 학원에서 돌아오면 저녁시간이 되는데, 저녁식사를 하고 자는 시간까지의 3~4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아이는 쉬고 싶기도 하고, 놀고 싶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싶지만, 숙제가 너무 많아 쉬거나 놀 시간이 없을 것이라 여겨지게 되면 화가 나고 짜증이 나게 된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학원에서 공부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또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 매우 피곤하고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할 것이다. 당연히 이럴 경우 많은 아이들은 정말 숙제가 싫을 수 있다.
집중력 부족/학습장애
아이가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학습적인 부분에 지연 혹은 장애가 있는 경우 숙제에 대한 부담감과 어려움을 느끼게 되면서 거부하는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 특히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는 숙제를 앞에 두고도 매우 산만한 태도를 보이게 되며, 이러한 태도에 대해 부모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점점 숙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하게 되고 결국 싫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환경의 문제
아이가 숙제를 해야 하는 환경이 매우 소란스럽거나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의 경우에 아이는 숙제하기를 싫어하게 될 수 있다. 어떤 아이는 어떤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이는 매우 드문 경우이며, 대다수의 아이들은 숙제나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조용한 환경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숙제를 해야 하는데, TV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고, 동생들이 옆에서 놀이를 하고, 엄마와 아빠는 뭔가 다투듯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아이는 결코 그러한 환경에서 자신의 학습에 집중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결국 아이는 숙제자체를 싫어하는 아이가 된다.
2. 숙제하기 싫어하는 아이, 어떻게 도와줄까?
원인 파악하기
아이가 숙제를 왜 싫어하는지에 대해 원인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에게 맞는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불안 때문인지, 숙제가 너무 어려워서인지, 아니면 압박감 때문인지, 여유가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인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진지하기 아이와 숙제하기 싫은 이유에 대해 대화를 나누어보거나, 아이가 숙제를 할 때의 모습을 잘 관찰해 보는 것이 좋다.
숙제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하기
숙제를 싫어하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정서적인 과각성의 모습을 나타내어 상당한 부정적 정서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리적인 위축감이나 긴장감, 불안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심리적인 부분이 공격적인 분노표현으로 표출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아이의 정서적 과각성을 해소하기 위해 먼저 학습 분위기를 잘 조성해 주는 것이 좋다. 뭔가 엄중하고 긴장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보다는 편안하고 조용하며, 안정된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부모와 함께 하기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의 경우, 아이가 숙제를 해야 하는 시간을 부모가 함께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는 부모가 아이를 가르치고 훈육하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숙제를 할 때, 부모 역시 그 곁에서 함께 책을 보거나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간혹 부모가 아이 숙제를 봐준다고 함께 하면서 잔소리를 하거나, 핀잔을 주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아이를 더 불안하게 만들고 숙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숙제를 하는 시간이 편안하고 안정되며, 좋은 시간이라는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과정 칭찬하기
대체로 숙제를 하기 싫어하는 아이들 중에는 자신이 좋은 결과물을 내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의 숙제의 결과물보다는 숙제를 하고 있는 과정, 즉 태도나 자세 등에 더 초점을 두고 격려와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다.
계획과 목표
아이와 하루 일과 중 숙제에 할애할 시간을 정하고 규칙적인 시간에 숙제를 할 수 있도록 루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그날그날 해야 하는 과업들과 어느 정도 시간 여유가 있는 과업들을 구분하여 미리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그 설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독려해 주고 보상을 해준다. 많은 아이들이 이러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우왕좌왕하다가 시간만 허비하고 마음은 조급해지고 결국 짜증으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일관성 있게 자신의 일상을 계획을 세워서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여유가 필요하다.
학령기 아동에게 가장 주요한 과업 중 하나가 바로 학습의 성취일 것이다. 하지만, 좋은 성취와 성과를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과 최선도 중요하지만 여유와 휴식도 중요한 일이다. 우리의 뇌는 학습을 할 때 상당한 피로감을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좋은 학습성과를 위해서는 아이들의 뇌에도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의 일정시간 동안 아이사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때 중요한 것을 어떻게 쉬는 가이다. 쉬는 시간에 과도한 자극경험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몸을 이완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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