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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안에서 자녀의 위치: 가족과 자녀의 관계

by OliveWorld 2024.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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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자녀

 

가족과 자녀

 

"가족(Family)"이란 무엇인가? 가족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부부를 중심으로 하여 그로부터 생겨난 아들, 딸, 손자, 손녀 등으로 구성된 집단, 또는 그 구성원을 말하며, 혼인이나 혈연, 입양등으로 이루어지며 대체로 한 집에서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법률적으로는 동일한 가족관계 등록부에 기재되어 있는 친족을 말한다. 즉, 가족은 함께 생활하는 혈연 등으로 이루어진 집단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가족'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부모와 자녀, 적어도 3, 4명 이상의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범주를 벗어난 형태의 가족의 구조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시각에서는 다소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오늘날의 가족의 형태는 매우 다양해졌으며, 일반적인 엄마, 아빠, 아들, 딸의 구성이 아닌 한부모 가족, 조부모 가족, 단일 가족, 동성가족, 법률적으로 혼인으로 인해 이루어진 가족과 사실혼 관계의 가족 등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가 바라보는 가족은 좀 더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1. 가족의 탄생

 

처음 가족이 형성되는 것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일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하면서부터다. 두 남녀는 서로 사랑을 하고, 혼인을 하면서 새로운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탄생하게 된다. 이렇게 두 사람으로 이루어진 가족의 형태가 시작된다. 그리고 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게 되면서, 이젠 더 이상 둘만의 가정이 아닌 세 사람 이상의 가족이 형성된다. 이때부터 관계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처음 혼인을 한 두 남녀는 남편과 아내라는 존재로서 두 사람만의 부부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게 되면, 부부관계 외에 부모라는 역할과 함께 부모자녀 관계가 형성된다. 이제 가족은 더 이상 부부만의 관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아빠, 엄마라는 역할이 발생하면서 새로운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들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초기 두 사람만의 가족에서는 서로 어떻게 조율하고 협력하며 관계를 맺는지만 생각하면 되었지만, 자녀가 태어난 후에는 새로운 삼각형의 구조가 형성되면서 각각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어떻게 조율하고 협력해야 하며 대처해 나가야 하는지가 좀 더 복잡한 구조로 나타나게 된다. 이때, 부모의 양육태도와 자녀에 대한 양육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에 따라 상당한 변화들이 발생하게 된다.

 

2. 가족의 구조

 

다양한 가족의 형태 속에서도 부모와 자녀, 혹은 부와 자녀, 모와 자녀 등의 구조가 존재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 사이에는 다양한 역동적인 상호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가족의 이러한 역동적인 관계를 우리는 가계도를 그려봄으로써 탐색해 볼 수 있다. 가계도 그리기에 나오는 상호관계의 종류를 보면 친밀한 관계, 소원한 관계, 밀착된 관계, 단절된 관계, 갈등관계 등이 등장하게 된다. 이는 가족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상호작용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에서도 이러한 관계모습이 나타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관계가 부모와 자녀 간의 건강한 관계라 할 수 있을까?

 

가계도
가계도 그리기

 

3. 가족 속의 자녀의 위치

 

가장 건강한 가족의 모습은 부모는 부모다운 모습으로 존재하며, 자녀는 자녀다운 모습으로 존재하는 가족일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다운 부모와 자녀 다운 자녀란 어떤 모습일까?  여기서 우리가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바로 부모다움이란 무엇이고 자녀다움이란 무엇인지이다. '부모다움'은 부모가 부모로서 제 역할과 기능을 발휘할 때 나타난다. 이는 부모가 부모로서 자녀를 이끌어주고 돌봐주며, 보살핌을 제공하고, 다양한 경험과 학습을 제공하며, 자녀가 한 사람의 독립된 인간으로 성장, 발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말한다. '자녀다움'은 자녀가 부모의 자녀로서 부모의 보살핌과 양육과 훈육을 받으며 부모가 제공하는 다양한 경험과 학습을 경험하며, 부모의 가르침을 수용하고 배우며 성장, 발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건강한 가족관계 속의 부모와 자녀는 이 '부모다움'과 '자녀다움'을 통해 관계를 맺고, 부모는 부모로서 자녀에게 부모의 권위를 가지고 보살펴야 하며, 자녀는 자녀로서 부모의 권위에 순종하며 한 인간으로서 성장, 발달해야 한다. 자녀가 부모의 밑에서 안전하게 성장하고 발달하는 것에 중요한 점은 부모의 안정적인 권위와 일관된 양육태도에 순응하는 것인데, 이 순종과 순응을 잘못 오인하여 억압과 복종으로 이해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부모의 권위와 자녀의 순응은 어디까지나 서로에 대한 존중감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한다.

 

간혹 상담실에서 만나는 자녀들 중에는 가족 안에서의 적절하지 못한 역할과 위치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여 내원하는 경우가 있다. 자녀가 그 집안의 중심이 되는 경우, 자녀의 존재가 희미한 경우, 부와 모 중 어느 한쪽과 지나치게 밀착된 경우 등 자녀가 그 집안내에서 어떤 존재로 자리하고 있는가에 따라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자녀가 집안의 왕

 

가족 안에서 자녀가 가장 우선순위인 경우, 자녀는 자신을 집안의 왕으로 여기고 부모 위에 군림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때, 부모는 자녀보다 힘의 순위에서 밀려나기 때문에 부모의 훈육이 자녀에게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 대체로 지나치게 애정적이며 허용적인 양육태도를 가진 부모의 경우에 자녀가 이러한 모습을 보이기 쉽다. 자녀는 가정 안에서 무소불위의 모습을 보이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 상당한 감정적인 동요를 일으키고 분노를 표출한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들이 학교나 사회적 관계에서 상당한 위축감을 경험하게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친구들이나 교사는 부모처럼 자신을 왕으로 떠받들어주지 않기 때문에, 이로 인해 사회적 관계에서 긴장감과 좌절감을 경험하기 쉬우며, 부정적인 피드백 경험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자녀가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녀가 집안의 왕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자녀는 부모의 훈육을 받아야 하는 존재이다.

 

그림자 자녀

 

 

집 안에서 그림자와 같은 자녀가 있다. 이러한 자녀는 집 안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가치를 잘 형성하지 못하며, 늘 위축되어 있고 우울한 정서를 형성한다. 이러한 모습의 자녀들은 가족 내에서 부모의 힘이 지나치게 막강하여 자녀의 목소리가 제대로 가족 내에서 반영되거나 표현되지 못한다. 대체로 지나치게 권위주의적이고 강압적인 양육태도를 가진 부모의 자녀들에게서 나타나는 모습이다. 혹은 부부가 서로 지나치게 사랑한 나머지, 자녀들에게 소홀하게 되는 경우에도 이러한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 그림자 자녀들은 늘 위축되어 있으며, 자기표현을 잘하지 못하고, 자기 개념 역시 상당히 부정적으로 형성한다.

 

가족은 부부만의 것이 아니라 자녀와 함께 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의 목소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목소리도 존재해야 그 가족이 건강한 가족이다.

 

밀착된 자녀

 

 

간혹 아이들의 그림검사를 하다 보면, 가족화 검사에서 부나 모가 등장하지 않는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있다. 물론 한 부모 가족의 경우에는 당연히 그럴 수 있지만, 양부모 가족인데 부나 모 중 한 명이 등장하지 않는 그림을 그릴 때에는 그림을 그리는 아이에게 등장하지 않는 그 가족원이 심리적으로 유리된 것이라 분석하게 된다. 가족 내에서 자녀가 부나 모 한편과 지나치게 밀착된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다른 한 부모는 상당한 소외감을 경험하게 된다. 대체로 주 양육자가 모이다 보니 아이들이 모와 밀착된 관계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으며, 부와는 거리감을 느끼거나 관계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대체로 부나 모 중 한 사람이 바쁜 직장 업무로 인해 가정생활에서 다소 떨어져 있거나 함께 하는 시간이 적을 경우, 상대적으로 아이는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과 더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혹은 부모 중 한 사람이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폭력적이거나, 강압적이거나 할 때, 자녀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다른 쪽 부모와 밀착하게 되고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무서운 쪽을 멀리하게 된다. 이러한 관계는 대립관계를 형성하게 되면서 가족 내 갈등을 유발하게 된다.

 

자녀가 부모 중 어느 한쪽을 회피하고 멀리하려 한다면, 먼저 그 원인을 잘 살펴보고 관계를 개선하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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