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쟁심 강한 아이
자녀들을 양육하다 보면 자녀의 지나친 승부욕 때문에 당황한 경험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와 재미있게 하려던 보드게임에서 자녀의 승부욕 때문에 결국은 화를 내며 게임이 끝나는 경우도 있다. 상담실에 이러한 문제로 방문하는 부모들은 혹시 우리 아이가 너무 자기중심적인 것은 아닌지, 이기적인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게 된다.
경쟁심과 승부욕이 강한 아이들은 일상생활에서 상당한 마찰을 경험하게 된다. 또래관계라는 개념이 형성되고 주변과 어울려 활동하는 시간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서로 다양한 활동 속에서 경쟁을 하게 된다. 아이들 간의 경쟁은 성장과 발달에 촉진적 역할을 하고 동기부여를 제공함으로써 아이가 좀 더 노력할 수 있게 만드는 순기능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경쟁심과 승부욕은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지나쳐서 주변과의 협력적 관계에 갈등을 초래하게 되며, 오히려 주변으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을 경험하게 됨으로써 내적 자아가 위축되고 낮은 자존감을 형성하기 쉽다.
경쟁심이 강한 아이들은 타고난 것일까? 기질적으로 타고난 부분도 당연히 영향을 준다. 기질적으로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고, 타인에 대한 사회적 민감성이 낮은 경우, 이러한 아이들은 자신에 대해 높은 가치기준을 세우면서 주변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다 보니 좀 더 경쟁심이 있는 모습으로 비친다. 하지만 경쟁심이 강한 아이들의 대부분은 성장과정에서의 부모의 양육태도에 의해 그러한 성향이 형성되는 경우가 더 많다.
아이가 성장과정에서 잘 해내고자 하는 욕구나 이기고자 하는 마음과 행동들에 대해 부모가 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지 못했거나, 혹은 부모가 자녀의 경쟁심을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다른 또래나 형제와 비교하거나 부모가 자주 자녀의 승부욕에 굴복하고, 자녀의 성취욕을 위해 일부러 져주거나 과한 칭찬을 하거나 하는 등이 자녀의 경쟁심을 부추기는 결과를 만들게 된다. 또한 좌절에 취약한 아이들의 경우 더더욱 경쟁심이나 승부욕이 강하게 나타난다.
경쟁심이 강한 아이들은 학교생활에서 여러 갈등상황을 만나게 된다. 남자아이들의 경우, 친구들과 운동시합을 할 때 지나친 승부욕으로 지는 것에 승복하지 못하고, 이기기 위해 편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보드게임이나 친구들과 간단한 게임을 할 때도 지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거나, 지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여 우기거나 게임을 파투 내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다른 또래 아이들과 자주 마찰을 일으키게 되며, 다른 또래아이들이 함께 활동하는 것을 꺼려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또래관계에서 위축되게 되고, 불편한 관계 경험이 지속되게 됨으로써 사회성이 미성숙하게 된다.
2023.09.23 - [우리 아이 왜 그럴까] - 학교 부적응의 원인: 좌절에 취약한 아이들
2023.10.14 - [우리 아이 왜 그럴까] - 아이 칭찬하는 방법: 자존감을 올리는 칭찬
#2. 경쟁심 강한 아이 지도 방법
자녀가 지나치게 경쟁심과 승부욕이 강해, 이로 인한 갈등이 자주 발생한다면 부모는 이를 절대 간과하지 말고 자녀의 경쟁심이 순기능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어야 한다.
과정에 초점을 두고 칭찬을 한다.
경쟁심이 강한 아이들은 평가에 민감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잘하고 싶고 더 많은, 더 높은 성과를 얻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러한 욕구가 너무 지나치게 되면, 아이는 만족감을 모르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의 잘하고 싶고 좋은 결과를 얻고 싶어 하는 욕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인도해주어야 한다. 따라서 아이의 경쟁심을 비난하기보다는 지지해 주되, 결과보다 과정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지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경쟁심이 강한 아이들은 대체로 결과에 좀 더 초점을 두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과정이 아무리 부당해도 상관없다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부모가 결과보다는 과정에 대해 좀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고 과정에 대해 칭찬을 하게 된다면, 아이의 결과에 대한 승부욕은 점차 낮아질 수 있다.
과한 칭찬과 평가를 자제해야 한다.
과한 칭찬은 자칫 아이가 자신의 노력 여하보다는 결과와 타인의 평가에 더 초점을 두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에 치중한 나머지 자신이 느끼는 의미와 경험들에 대해 간과하게 된다. 부모는 아이에 대해 평가와 판단하는 단어 사용을 지양해야 하며, 아이의 느낌과 생각이 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가끔 아이가 미술치료 상담을 마치고 자신이 만든 작품을 들고 상담실 로비로 나갈 때, 아이의 작품을 보고 부모님들이 이렇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와~ 멋진 작품을 만들었구나~!". "오~ 나무를 만들었네~ 굉장하다~!".
아이의 작품에 대해 이런 칭찬을 하면 아이의 자긍심이 올라갈 것이라고 부모님들이 대부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 말은 평가와 판단의 단어들을 사용한 말들이다. '멋지다', '훌륭하다' , '굉장하다' 등의 단어들은 자존감이 매우 낮은 아이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에 대해 부모가 말해준다면, 아이의 자긍심이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경쟁심과 승부욕이 강한 아이들에게는 '넌 계속 멋지지 않으면 안 돼~'라는 메시지로 들릴 수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다르게 반응해 주어야 한다.
" 나무에 색깔을 정성 들여 색칠했구나~!", "와~ 형태를 제대로 잡기 위해 꽤 노력한 모습이 보이는데~"
이러한 피드백을 통해 아이에게 결과와 승패보다는 아이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최선을 다 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다.
실패도, 지는 것도 좋은 경험임을 알려줘야 한다.
모든 사람이 다 성공하는 것도, 이기는 것도 아님을 알려주어야 한다. 사람이 살다 보면 여러 시련과 좌절을 겪기 마련인데, 너무 성공지향적일 경우, 실패경험에 대한 좌절감이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잘하지 못하고, 실수하거나 실패했을 때, 이를 더 노력하는 계기로 삼도록 알려주어야 한다. 오히려 부모는 아이가 잘하지 못했더라도 그 과정에서 아이가 최선을 다했다면, 그만큼의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보통 부모가 아이가 원하는 물건을 사달라고 하면, 부모는 이번 시험에 100점을 받으면 사주겠노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아이는 100점을 맞기 위해 정말 부모가 보기에도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부모는 비록 아이가 100점을 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노력한 모습에 대해서는 충분히 지지하고 보상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100점 받으면 사주기로 했는데 100점 못 받았으니 국물도 없다고 하지 말고, '100점은 받지 못했지만, 네가 100점 받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고 있어.'라고 말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원하는 물건을 사 줄 수도 있고, 혹은 그것은 아니더라도 다른 선물을 해줌으로써 아이가 자신의 노력한 것에 대해 충분히 자긍심을 경험하게 해 주어야 한다.
부모가 좋은 모델링이 되어주어야 한다.
아이가 지나치게 경쟁적일 때 이러한 모습은 가족관계 속에서도 종종 나타나게 된다. 형제끼리 경쟁할 수도 있고, 부모와 게임을 하다가 나타날 수도 있다. 대체로 부모는 아이의 자존심을 높여준다고 일부러 게임에서 져 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문제로 상담을 의뢰하는 부모에게 보통 아이 대 부모가 6:4의 비율로 져주라고 이야기해 준다. 그리고 이때 부모가 승부에 대해 깨끗이 인정하고, 규칙을 잘 준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간혹, 부모도 승부욕이 강해서 부득불 아이를 이기려고 편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는 정말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다. 부모는 아이와 승부를 가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좋은 본보기를 통해 아이가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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