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질문이 많은 아이
아이들이 성장과정에서 어느 순간이 되면 수많은 질문들을 부모에게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보통 3세가 되면 아이들은 폭발적으로 언어가 발달하게 되면서 인지 수준도 증가하게 되고, 세상에 대해 수많은 질문들이 형성된다. 자기 나름대로 추론을 하고 검증을 하며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주변에 질문을 한다. 그리고 이해되지 않는 답들에 대해서 "왜?'라는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 이때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의 질문세례에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처음에는 친절하게 대답을 하다 점점 회피하게 되고, 나중에는 귀찮아하는 모습을 나타내게 된다.
대체로 3세 이후의 아이들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인해 많은 질문들을 하게 된다. 논리적인 사고들이 증가하게 되면서 아이는 사안과 사안 사이의 인과관계를 알고 싶어 하게 되고, 나름대로 추론을 하며 이것이 옳은지에 대한 검증을 하고 싶어 한다. 이는 아이의 두뇌발달에 매우 중요한 단계로, 이때 아이의 질문에 부모가 적절한 반응을 하며 아이가 그 추론을 잘 검증해 나가도록 도와준다면, 아이의 두뇌는 매우 긍정적으로 발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궁금증이 부정적인 피드백 경험을 하게 되면, 아이는 더 이상 추론하고 검증하기를 선호하지 않게 되고 생각하기를 싫어하는 아이가 되며, 궁금함이 생기면 불안해지게 된다.
질문이 많은 아이들은 대체로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이기도 하지만, 불안이 높은 아이들도 질문이 많아지게 된다. 세상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과연 이 세상이, 내가 알고 있는 이 정보가 과연 안전한 것인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안으로 인해 질문이 많은 아이들은 주로 안위와 관련된 질문들이 많아지게 된다. 오늘 타고 갈 자동차가 과연 안전한지, 길을 건너는 것이 과연 괜찮은지, 먹어보지 않은 음식을 먹었을 때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지, 혹시 저 친구가 나에게 한 말이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닌지 등, 불안으로 인한 질문들은 부정적인 사고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들의 질문이 호기심 때문이지, 혹은 불안한 마음 때문인지를 잘 구분해야 한다.
#2. 질문에 대처하기
아이들이 질문을 하기 시작하면, 많은 부모들은 그 질문에 맞는 대답을 해주어야 한다는 불안에 긴장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간혹 아이가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들을 할 때는 정말 당황스럽게 되고 대충 얼버무리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하지만 사실 아이들은 정말 정답을 알고 싶어서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정답을 원하는 질문들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아이들은 그 질문 과정을 통해 자신들이 추론한 답을 검증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검증과정에 동참해 주는 것이 더 적절하다.
아이가 어떤 질문을 했다면, 부모는 바로 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되물어 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야?"라고 그 생각의 검증 과정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정답에 익숙한 아이들은 생각을 물으면 "몰라"로 응수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생각하기 싫으니 엄마와 아빠가 빨리 정답을 말하라고 재촉하는 것이다. 만약 아이가 생각에 대해 모른다고 응수한다면, 부모는 부모는 당황하지 말고, '지금 잘 생각이 나지 않는구나. 그럼 엄마랑 한번 왜 그런지 생각해 볼까?'라고 말하며,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촉진해주어야 한다. 아이가 충분히 자신 스스로 생각하고 추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러다가 아이가 답을 잘 찾지 못할 때, 부모가 좀 더 도움을 줘서 답을 알려줄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답을 알아내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답을 찾아가기 위해 어떤 사고 과정을 거치는가가 중요한 초점이 된다.
부모가 전혀 모르는 질문을 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공룡에 한참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자녀가 아빠에게 티라노사우르스와 파키케팔로사우르스가 싸우면 누가 이기는지 질문을 한다면, 아빠들은 선뜻 그 질문에 답을 하기 곤란할 때가 있다. 공룡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아빠가 아니고서야, 티라노사우르스는 알겠는데, 파키케팔로사우르스는 도대체 무슨 공룡인가 싶을 때가 있다. 그런 경우, 대답을 못하는 아빠들은 '인터넷 찾아봐~'라고 회피하거나 '쓸데없는 질문을 한다'라고 면박을 주기도 한다. 부모는 아이 앞에서 완벽하고 싶은 강박관념을 가질 수 있다. 아이에게 그것도 모르는 아빠로 남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더 용기 있는 것은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모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파키케팔로사우르스는 아빠가 잘 모르는 공룡인데, 아빠에게 설명해 줄래?'라고 아이에게 정보를 더 물어볼 수도 있고, 혹은 '아빠랑 한번 어떨지 상상해 볼까?'라고 말하며 아이와 아빠가 함께 논리를 추론해 보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질문이 많고 끝나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부모가 그 질문에 다 반응하고 대답을 할 필요는 없다. 적당한 선에서 질문을 끊어주고 주의를 전환시켜줘야 한다. 이때 질문을 끊는 방법이 아이로 하여금 수치감을 느끼게 하면 안 된다. '00가 정말 궁금한 것이 많구나. 우리 궁금한 것은 잠시 참았다가 이따 다시 함께 생각해 보자. 지금은 엄마랑 이것을 해보는 게 어때?'라고 말하며, 아이에게 다른 흥미로운 자극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이는 아이가 질문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질문해야 하는지에 대해 경험을 통해 훈련하게 되는 과정이다.
불안으로 인해 질문이 많아지는 아이라면, 부모는 아이의 질문에 대해 '정말 그런가?'라고 논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가족이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비행기가 과연 안전한가에 대해 불안한 아이라면, 부모에게 비행기가 안전한지, 사고가 일어나지는 않는지, 착륙은 어떻게 하는지 등등 자신이 불안하게 느끼는 것 들에 대해 질문을 하게 된다. 이때 부모는 그 질문들에 대해 친절하게 반응을 해주어야 하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아이에게 물어봐 주어야 한다. 비행기가 날아가다가 갑자기 새랑 부딪히면 어떡하냐고 한다면, '네가 생각할 때 비행기와 새가 부딪히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 것 같아?' '1년에 그런 사고가 얼마큼 있다고 생각하니?' 등 아이의 생각이 비합리적임을 알려주어야 한다. 아이가 꼭 그런 것만은 아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부모가 임기응변식으로 대충 얼버무리며 대답을 하게 되면, 아이는 궁금증도 해결이 되지 않고, 추론도 되지 않으며, 답답함과 부모에 대한 불신감만 남게 된다. 따라서 아이가 질문을 한다면, 부모는 아이의 질문을 존중해 주어야 하며, 부모가 너의 질문에 대해 최선을 다해 함께 해결하고자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는 답을 알려주는 자가 아니라 답을 알아가는 데 동참하는 자로서 함께 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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