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갈등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1. 부모자녀 관계
인간은 태어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형성하게 되는 첫 번째 관계가 바로 부모와 자녀의 관계이다. 부모는 아이를 출산하게 되면 자녀라는 존재를 만나게 되고,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부모라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아이는 세상에 태어나서 자신을 보듬어 안아주는 첫 존재인 부모를 만나게 된다. 이렇게 부모와 자녀는 인생의 첫 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이 관계는 평생을 가게 된다.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는 "애착"이라는 관계경험을 통해 서로 신뢰감을 형성하게 되고, 더욱 끈끈한 유대를 형성하게 된다. 아이는 세상에 나와 처음 자신을 먹여주고 보살펴주는, 자신의 생사를 좌지우지하게 되는 부모를 만남으로 인해, 부모라는 존재는 생존과 직결된 존재이며 자신의 근원이 되는 존재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근원이며, 생존과 관련된 부모가 서로 반목하고 갈등을 하게 되면, 아이는 자신의 근원이 흔들리게 되고,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관계가 되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애착"을 통해 정서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부모와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한 자녀는 대인관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하게 된다. 하지만, 부모와 불안정한 애착관계를 형성하게 되면, 자녀는 타인에 대한 신뢰감이 부족하게 되면서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쉽고, 내적 불안과 정서적 혼란감을 형성하게 된다. 수많은 연구들에서 연구자들은 부모자녀 관계가 자녀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부모자녀관계는 아동의 자기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이며, 자녀의 심리적 안정감에 영향을 준다. 또한 부모와의 관계형성 경험 속에서 자녀는 여러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며, 자아탄력성이 높아지면서 일상생활에서의 적응력이 높아진다.
#2. 부모가 갈등할 때 자녀의 심리
부모가 갈등을 경험하게 되고, 잦은 다툼이 이어지게 된다면, 아이들은 그 관계 속에서 무엇을 경험하게 될까? 대부분의 자녀들은 자신의 부모가 다툴 때 상당한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며, 어린 연령일수록 자기와 관련시켜서 죄책감을 형성하게 된다.
자녀는 부모가 다투기 시작하면 심리적으로 불안을 느끼게 된다. 집안분위기가 안정적이지 못하게 되고, 자신이 사랑하는 부모 두 사람이 서로 갈등을 일으키게 되면, 아이는 어느 누구의 편도 되지 못한 채, 고립감을 경험하게 되면서 생존적인 위협을 경험하게 된다. 이로 인해 아이는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불안정한 정서상태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부모의 지속적인 갈등관계는 자녀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된다. 그리고 해결되지 않는 스트레스와 불안으로 인해 분노감을 형성하게 된다. 이는 공격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오히려 부모갈등보다 더 큰 문제를 야기시켜서 부모가 서로 갈등할 기회를 주지 않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부적응문제를 일으켜서 부모를 학교에 오게 만들거나, 집에서 반항을 하거나 혹은 심각한 정서문제를 유발함으로써 부모가 자신을 염려하고 걱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모는 자신에게 신경을 쓰느라 다툼이 줄어들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부모가 자신들의 갈등에 온 정신이 가 있다 보니, 정작 자녀를 소외시키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 자녀는 고립감과 좌절감, 우울감을 경험하게 되고, 낮은 자존감을 형성하게 된다. 부모가 자신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여기게 되고, 이는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어서라거나, 혹은 나쁜 아이이기 때문이라고 여기게 만든다.
#3. 부모의 이혼 시 자녀의 심리상태
부모의 갈등이 심해져서 이혼을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상담센터에 이혼문제로 혹시 자녀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는 않았는지, 혹은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아이가 상처받지 않았는지 염려하며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이는 부모 자신들도 자신들의 이혼이 자녀에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이혼을 할 때, 자녀는 그 연령에 따라 느끼는 심리적인 특징에 차이가 있다. 때문에 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몇 살 일 때 이혼을 했는지를 고려하여 자녀의 심리상태를 이해해야 한다.
신생아기의 자녀는 부모가 이혼 시, 자신을 돌보는 양육자가 정서적으로 많이 혼란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영향을 받게 된다. 정서적인 불안을 느끼게 되면서 잘 울거나 보채고, 눈 마주침도 잘하지 않으며, 잘 웃지도 않는다. 너무 어린 연령이며 부모와의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기 전이기 때문에 떠난 부모에 대해서는 잘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 오히려 남은 부나 모의 정서적인 우울감이 아기에게 영향을 주어 우울한 어린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영아기의 자녀는 부모의 불화경험이 돌봄에 취약한 상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발육이 다른 또래에 비해 늦을 수 있다. 또한 막 애착을 형성하던 상태에서 부모가 심각한 갈등을 경험하고 이혼을 하게 되면, 애착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서 불안정한 애착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환경이 갑자기 변하기 때문에 불안행동을 많이 나타내며, 특정 물건에 집착을 보이기도 한다.
유아기의 자녀는 부모가 이혼을 하게 되면, 상당한 불안과 심리적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며, 자신이 나쁜 아이이기 때문이라는 죄책감을 형성하기 쉽다. 이때 아이는 이유 없이 때를 부리거나 공격적인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며, 더 부모에게 치근대거나 회피하기도 한다. 문제행동을 많이 보이게 된다.
아동기의 자녀는 이미 인지적인 발달 수준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되기 때문에 부모와의 이혼의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자기 나름대로의 도덕적 잣대를 가지고 부모를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은 충분한 성숙이 이루어진 상태가 아니며 통합적인 사고가 발달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자신의 느낌과 이해 수준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된다. 이로 인해 많은 왜곡된 사고를 형성하기 쉽고, 오해를 하기도 한다. 부모가 이혼할 때, 자녀에게 에둘러 이야기하거나, 다른 한 부모에 대해 적대적으로 표현하거나, 혹은 '그래도 너의 엄마고 아빠니까 우리는 이혼해도 너를 사랑해'라고 안심시켜 주려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동기의 아이들은 그 말을 신뢰하지 않으며, 자기가 경험하고 느낀 대로 이해하고, 내면에 상당한 분노감과 불안, 우울을 경험하게 되며, 때로는 부모에게 적대적으로 대하기도 한다. 또는 아동기의 자녀는 자신이 함께 살아야 할 대상을 선택해야만 하는 기로에 서기도 하기 때문에 이는 아이에게 매우 심각한 트라우마를 형성하게 되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어느 한편을 선택해야 하는 아이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다른 부모에 대해 상당한 죄책감을 형성하게 되고, 내면에 양가적인 감정으로 인해 정서적인 혼란감을 경험하게 된다.
#4. 마무리
부모와 자녀는 천륜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자녀는 부모의 양육을 받고 성장하기 때문에, 부모의 양육태도와 부모의 심리상태, 부모의 언어적인 태도나 행동패턴 하나하나가 자녀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부모가 서로 갈등하고 다툼을 하고 이혼을 하게 되면, 자녀는 부모의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정서상태를 그대로 함께 경험하게 되고 자기 자신에 내사하게 된다.
부모도 사람이기 때문에 서로 다툴 수도 있고 갈등을 경험하기도 하며, 심각한 경우에는 이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갈등들 속에 고스란히 그 영향을 받고 있는 나의 자녀가 있음을 인지해야 하며, 배려할 필요가 있다. 가끔 상담실에 이러한 문제로 오는 부모 중 자신들은 되도록이면 아이들 앞에서는 다투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부모도 서로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투는 모습만 보이지 않는다고 괜찮은 것은 아니다. 이미 집안 공기가 얼마나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지를 아이들이 온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혹, 부모가 아이들 앞에서 다투게 되었다면, 아이들 앞에서 화해하는 모습도 보여주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갈등을 경험하게 되었을 때,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그 갈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주고, 아이들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아이들은 상황에 대한 왜곡된 사고를 형성하지 않게 되며 안정감을 경험하게 된다.
부모의 심각한 갈등과 반목, 이혼 등으로 인해 아이가 정서적인 문제를 경험하게 되었다면, 이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를 권한다. 전문가로부터 적절한 코칭을 받으면서 자녀를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부모는 자신들의 모습이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고려,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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