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존적인 아이
아이가 영, 유아기 시절에는 혼자 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기 때문에 부모나 어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가 충분히 스스로 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하지 않으려 하고 엄마, 아빠에게 대신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면, 아이의 의존성에 대해 한번 고민을 해 보아야 한다.
엄마가 색칠해 줘~!
엄마가 대신 물어봐 줘~!
화장실 가도 돼요?
여기 빨간색으로 색칠해도 돼요?
의존적인 아이들은 조금만 어렵거나 귀찮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누군가가 대신해 주기를 원하고, 가장 의존하게 되는 부모에게 대신해 달라고 요청을 하게 된다. 또한, 의존적인 아이들은 충분히 스스로 결정하면 되는 사소한 일들까지도 시시콜콜 부모에게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의존적인 아이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결정을 내리는데 어려움이 있다.
의존적인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결정을 내리는데 상당히 취약한 모습을 나타낸다. 그러다 보니 아주 사소한 결정에 대해서도 누가 대신 결정해 주기를 원하며, 다른 사람의 결정에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 자기 확신이 부족하고 자존감이 낮다.
의존적인 아이들은 자기 신뢰감이 매우 낮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판단이 옳을 것이라고 여기기보다는 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그렇다 보니, 의존적인 아이들의 대부분은 자기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부정적인 자기 개념을 형성하여 자존감이 낮다.
- 도움을 많이 요청한다.
의존적인 아이들은 조그만 난관에 부딪혀도 이를 스스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무조건 도움부터 요청한다. 만약 도움을 거절하게 되면, 좌절감을 높게 경험하게 되고, 그 과업들에 대해 회피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 인내심과 끈기가 부족하다.
의존적인 아이들은 조금만 어려워도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 보니 잘 참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쉽게 포기를 한다. 조금만 노력하면 되는 일에도 지레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이라 단정을 지어버리고는 회피를 하게 된다.
- 타인의 평가를 중요시 여긴다.
의존적인 아이들은 비판에 취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한 일들에 대해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를 원하며, 자신의 요구에 대해 긍정적인 허용을 원한다. 만약 원하는 대로 허용되지 않거나,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 때는 상당히 좌절을 하게 되며, 다시는 그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게 된다.
#2. 의존성의 원인
태어날 때부터 의존적인 아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기질적으로 안전에 대한 욕구가 높고, 변화나 도전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의 경우, 두려움이 다른 아이들보다 높게 경험하기 때문에 유아기에는 의존적인 모습을 더 많이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양육과정에서 충분히 부모가 어떻게 훈육하느냐에 따라, 그러한 기질을 가진 아이들도 충분히 독립적인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1) 부모의 양육태도
부모가 지나치게 과잉보호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억압적인 경우, 자녀는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책임을 지는 기회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의존적인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 유아기의 아이들의 경우, "내가 할게"가 많아지면서 자기를 인식하고 독립적인 객체로 발달해 나가게 된다. 하지만, 이때 잦은 실수나 안전상의 염려로 인해 부모가 "아니야~! 엄마가 할게"가 되면, 아이는 점점 자신을 독립적인 객체가 아닌 의존적인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이 안 하고 엄마, 아빠가 대신해 주는 것이 얼마나 편한 일인가를 학습하게 되고, 더 이상 아무것도 스스로 하지 않으려는 의존적인 아이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또한 아이가 자신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계획을 세워 실행하려 할 때, 이에 대해 부모가 너무 관심을 두는 나머지 시시콜콜 간섭을 하거나 잔소리를 하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 아이는 하려는 의욕을 상실하게 되고, 아무것도 하고 싶어지지 않는 아이가 되어버리게 된다.
2) 불안이 높은 아이
기질적으로 불안이 높은 아이들의 경우, 새로운 경험이나 예측하기 어려운 과업들을 진행해야 할 때 두려움이 앞서 스스로 해내는 것에 대해 회피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아이들은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대신해 주기를 바라게 된다. 불안이 높은 아이들은 대체로 자기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이 잘못된 결정을 내릴지도 모른다는 염려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소한 것들도 꼭 주변에 확인하려는 모습을 나타낸다.
3) 완벽주의 기질
완벽주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틀리거나 실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높다. 또한 추구하는 가치기준이 높다 보니 어떤 과업들에 대해 완성된 모습에 대한 성취 요구도가 자기 능력 이상으로 높게 세우게 된다. 그러다 보니 과업을 수행하거나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자신이 원하는 완벽한 모습을 못해낼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게 되고 불안이 형성된다. 그래서 자기가 하기보다는 더 잘하는 남이 대신해 주기를 원한다. 그래야 자신이 원하는 완벽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인데, 이때 결과가 중요하지 자신이 스스로 한다는 과정은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4) 경험과 학습의 부재
의존적인 아이들은 대체로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성취해 나가는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 오히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는데도, 의존적인 행동에 대해 보상을 받았다거나 원하는 결과를 얻은 경험을 했다면, 이는 오히려 더 강화가 돼서 점점 의존적인 성향으로 만들어 가게 된다.
#3. 독립적인 아이로 키우기
아이가 어릴 때는 의존성이 좀 있더라도 크게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수도 있지만, 그 아이도 어느 순간에는 성장을 하고, 어른이 되며,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야 한다. 우리 아이가 어른이 되어 사회인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의존적이며, 혼자 결정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게 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과연 우리의 자녀가 그러한 모습으로 이 험난한 사회를 잘 이겨나가며 독립적인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우리 아이들이 충분히 이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독립적인 존재로서 성장시켜야 한다.
1) 책임감 키우기
아이가 의존적인 아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감을 길러주어야 한다. 엄마와 아빠의 일을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닌 아이 자신의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자신의 일은 먼저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가 대신해 달라고 할 때, 그것은 네가 해야 하는 것이라는 부분은 알려주어야 한다. 아이가 스스로 책임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많아지게 되면, 아이는 점점 자율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며, 더불어서 자존감도 올라가게 된다.
2)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는 기회를 주기
의존적인 아이들은 자기 판단력이 매우 낮다. 생각하기를 싫어하며, 남이 생각해 주기를 원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 주고, 기다려 줘야 한다. 아이에게 생각해 보라고 해놓고, 그 시간을 기다리지 못해 부모가 대신 생각하고 결정해 버린다면, 아이는 더 이상 자기가 판단하려 하지 않고 수동적인 사람이 될 것이다.
선택을 어려워하는 아이에게는 사소한 것부터 선택해보게 하고, 어떤 선택이던지 그 선택에 대해 존중해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엄마가 아이에게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라고 했는데, 정작 아이가 고른 옷이 엄마가 보기에 부적절할 것 같아, 아이가 고른 옷 대신 엄마가 고른 옷을 사게 한다면, 아이는 두 번 다시 옷을 고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엄마는 오히려 아이에게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두, 세벌의 옷을 먼저 고른 후, 그 옷들 중에서 아이가 직접 골라보게 한다면, 엄마는 괜찮은 옷을 사주게 되는 것이고, 아이는 직접 고른 옷을 입게 돼서 더 만족해할 것이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보렴~!
네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면 된단다.
3)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도록 격려하기
완벽주의 기질이거나, 실패나 좌절에 취약하고, 끈기가 부족한 아이들의 경우, 쉽게 안 되는 것이라 판단하면 그냥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때, 부모는 한두 번 권하지만, 아이가 안 한다고 버티게 되면, 한숨을 쉬며 '그냥 하지 마~!'라고 말해버리곤 한다. 그럼 아이들은 자신이 조금만 버티면 안 해도 된다는 것을 학습하게 된다. 의존적이지 않은 독립적인 아이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이렇게 두려움으로 회피하려는 아이들에게 해낼 수 있음을 알려주며 격려하고 응원해 주어야 한다. 이때 부모가 아이가 어려워하는 부분들에 대해 알려주며 실수에 대해서도 지지를 하고 다시 해보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가위질을 어려워하는 아이가 색종이 오리기를 할 때 자신은 오리기를 못한다며 부모에게 대신 오려달라고 요구를 한다. 이때 부모는 직접 가위질을 해보도록 격려를 해준다. 가위 잡는 법을 알려주고, 조금씩 자르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때 부모가 어려운 부분을 대신 오려줘 버리게 되면, 아이는 계속해서 부모에게 대신 오려달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먼저 직접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둥근 모양이나 어려운 모양을 자를 때는 함께 손을 잡고 아이가 천천히 오리게 한다.
또한 오리기를 할 때나, 아이가 어려워하는 부분을 그림을 그릴 때 부모가 자신을 따라 하라며 앞에서 모델링이 되어주기 위해 오리는 모습을 보이거나 그리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방법을 적절하지 않다. 아이는 부모가 하는 것만큼 완벽하게 해 낼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부모가 시연하는 모습이 아이에게 부담을 주어 더 회피하게 만들 수 있다.
4) 과정에 초점을 둔 칭찬하기
의존성이 높은 아이들은 결과중심인 경우가 많다. 자신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더 의존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아이들을 칭찬할 때, 결과보다는 과정에 중심을 둔 칭찬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아이들은 결과가 어떻든 자신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해 더 높은 가치를 두게 되며, 이로 인해 좀 더 자율성에 대한 성취경험이 높아지게 된다.
5) 자녀의 실수에 대해 냉소적인 비난하지 않기
간혹 아이가 스스로 무엇을 해보려다가 실수를 했을 때, 부모로부터 아주 차가운 비난과 야유를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부모는 그러한 말들에 대해 크게 비난이나 야유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말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들은 그 말을 비난과 야유로 경험하게 된다.
혼자 한다고 하더니 결과가 이거냐?
그것 봐! 엄마가 한다고 했잖아! 이게 뭐야?
아이고~엉망을 만들어 놓았구먼~!
아이가 큰 마음먹고 시도하고 도전한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주변에서 이러한 비난이나 비판, 야유, 또는 장난스러운 말투를 듣게 되면, 마음에 큰 상처를 받게 되고, 점점 더 스스로 시도해 보려는 의지를 잃어버리게 된다. 특히 타인의 평가를 중요시 여기는 아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부모가 보기에 아이가 혼자 하기에는 어려운 과제라 여겨질지라도, 먼저 아이 스스로 해보도록 독려하는 것이 좋다. 단지, 아이에게 충분히 어려운 일임을 미리 알려주고, 혼자 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가 어쨌든 혼자 해보려다가 좋지 못한 결과를 얻었을지라도 스스로 해보려고 시도한 점에 대해서 충분히 지지하고 격려하며,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모색해 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아이가 시도하려는 부분이 안전상에 염려가 있는 일이라면, 부모가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알려주고 대안을 제시하거나, 위험한 요소를 제거하고 시도해 보도록 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처음 라면을 끓여보려는 아이에게는 뜨거운 것을 다루는 것에 대해, 불을 조심해야 하는 점들에 대해 미리 알려주어야 하며, 아직 뜨거운 냄비를 드는 것이 무리라면, 부모는 라면을 끓이는 과정에서 위험한 부분을 함께 해주는 것도 좋다. 냄비에 물을 넣고 올리고, 라면을 넣고 끓이는 과정까지는 아이가 직접 해보게 한 후, 다 끓인 라면을 그릇에 담고 식탁에 옮기는 과정은 부모가 도와주는 것이다.
#4. 마무리
인간은 어려운 것보다는 좀 더 편하고 쉬운 것을 더 선택하기 마련이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직접 하고 하는 일련의 일들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가 대신해 준다면 아이들은 굳이 자기가 그것을 고민하며 직접 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아이들은 점점 의존적인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책임져야 하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다. 따라서 부모는 우리의 자녀가 독립된 인간으로서 자율성을 가지고 성장해 나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내 아이의 의존성이 염려가 된다면, 부모는 지금부터라도 아이가 스스로 하게끔 해야 한다. 그럴 때 아이는 자기 성취감이 높아지고, 자율성이 향상되면서,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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