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기 원칙이 많은 아이
'반드시 ~ 해야만 해', '꼭 ~여야만 해' 등 자기만의 원칙이 강한 아이들이 있다. 이러한 아이들은 처음에는 한 두 개의 원칙에서 시작해서 그 원칙이 점점 늘어나서, 안 되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게 된다.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이나 말을 조절하고 상호작용에서의 규칙을 가지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이는 아이로 하여금 사회적 관계에서 좀 더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끔 만들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자기 원칙이 지나치게 많아지고, 이것이 아이를 옥좨는 쇠사슬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면, 아이는 틀에 갇혀서 융통성이 없고 완고한 사람이 되어버리게 된다.
시간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해요!
시간을 잘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신뢰감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사회적으로 '시간 약속은 지켜야 한다'라는 암묵적인 상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아이가 이렇게 시간을 잘 지키는 아이라면 나무랄 데 없는 아이 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원칙이 지나쳐서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반드시"를 적용하여, 조금이라도 늦는 것에 대해 용인하지 않는다면, 주변 친구들은 그러한 아이를 불편하게 생각하게 된다.
셔츠 단추는 반드시 맨 위까지 채워야 해요!
옷을 입는 과정에서 셔츠 단추를 채우는 문제로 부모와 다투는 경우가 생각보다 꽤 많다. 자기 원칙이 많은 아이들은 대체로 자신을 반듯하고 올바른 사람으로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꽤 많은 아이들이 셔츠 단추를 제일 위까지 채워야 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목까지 꽉 채운 셔츠를 보는 부모는 답답해 보인다고 풀라고 하지만, 아이는 단추를 풀면 큰일 나는 줄 안다.
#2. 자기 원칙이 많아지는 이유
자기 원칙이 많은 아이들은 어떻게 그런 원칙들을 세우게 되었을까? 아이들이 그런 성향을 형성하게 된 원인은 아이들이 성장과정에서 여러 경험을 통해 그러한 가치관을 형성하게 되었기에 원인은 정말 다양하다. 하지만, 몇 가지로 정리해서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엄격한 부모의 양육태도
부모가 원칙이나 규칙이 많은 경우이다. 아이가 성장과정에서 부모가 여러 원칙과 규칙을 아이에게 제시하고 이를 수행하게 하면 아이는 생활 속에서 이런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신념을 형성하게 된다. 대체로 권위적인 부모나 강압적인 부모에게서 많이 나타나게 되며, 이때의 규칙과 원칙은 불안하고 강박적인 형태의 모습으로 나타나기 쉽다. 즉, 규칙을 지키지 않거나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 아이는 상당한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2) 완벽주의 기질
아이가 기질적으로 완벽을 추구하는 아이들의 경우, 자기 원칙이 많아질 수 있다. 완벽주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아이는 자기 자신에 대해 형성하고 있는 성취기준이 상당이 높다 보니, 이러한 성취기준에 도달하기 위해서 많은 원칙들을 세우게 된다. 또한 실수를 줄이기 위한 자기 수단으로 여러 원칙들을 세우게 된다. 그래서 만약 원칙이 무너지게 되거나, 도전받게 되면, 이를 매우 불편하게 여기고 또는 자신을 공격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기도 하여 공격적인 반응을 나타내기도 한다.
3) 불안이 높은 경우
심리적으로 불안이 높은 아이는 불안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여러 원직들을 형성할 수 있다. 이는 대체로 강박적인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데,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는다거나, 화장실을 갔다 온다거나, 혹은 시험을 망치지 않기 위해 특정 색상의 옷을 입는다거나, 낯선 사람을 만나기 전에는 거울을 보지 않는다거나 등등 여러 원칙들을 세우게 된다.
4) 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경우
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아이들도 자기 원칙이 많을 수 있다. 이러한 아이들은 실수에 상당히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자신이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지에 많은 가치를 두다 보니 보이는 것에 대한 많은 원칙들을 세우게 된다. 자신이 두드러지는 것에 민감한 경우, 좀 더 자신을 감출 수 있는 검은색이나 무채색의 옷만 입으려 한다거나, 혹은 자신의 이마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걱정으로 반드시 앞머리를 내려야 한다거나 하는 원칙들을 세우게 된다.
#3. 부모의 역할
아이가 너무 많은 원칙으로 점점 자신을 가두게 되면, 이것이 아이가 자신의 불안을 회피하려는 수단으로 사용하더라도, 결국은 그것이 아이를 더 불안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때, 지키기 어려운 상황을 만났을 때, 아이는 심리적인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이러한 자기 원칙의 틀에서 벗어나 좀 더 유연한 아이가 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1) 아이의 원칙을 존중한다.
유연한 아이가 되도록 도와주기 위해 오히려 원칙을 깨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그러기 전에 먼저 그 아이의 원칙에 대해서는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아이에게 있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원칙들은 자신을 안전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우 소중한 원칙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신의 소중한 원칙들을 부모가 비난하거나 무시하거나 질책부터 하게 되면, 아이는 부모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면 부모는 더 이상 아이를 도와주기 어렵게 된다. 부모는 아이가 그런 원칙들을 세우게 된 배경에 대해 생각하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아이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어야 한다.
2) 좋은 모델링이 되어준다.
아이가 유연해지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어떤 상황에서든 유연한 태도를 먼저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부모 자체가 원칙이 많은 경우, 부모 스스로 자신이 형성하고 있는 원칙들이 무엇인지 살펴본 후에 이를 개선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아이가 부모의 모습에서 융통성 있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들을 보게 되면서 '꼭 그런 것만은 아니구나'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
3) 대안을 만들어 준다.
아이가 자신이 형성한 원칙들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아이가 천천히 자신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여러 대안들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셔츠 단추를 목 끝까지 채우는 아이라면, 부모는 단추가 너무 위까지 달려있지 않은 좀 더 목이 편안한 옷으로 바꾸어 마련해 준다. 완벽주의기질로 인해 원칙이 많은 아이의 경우, 예를 들어 그림에 색은 꼼꼼하고 진하게 색칠해야만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면, 좀 더 부드러운 매체로 채색하도록 마련해 준다.
4) 다양한 경우가 있음을 알려준다.
원칙이 많은 아이들은 당위적인 사고를 많이 하게 된다. 따라서 경직된 사고체계를 형성하고 있고 융통성이 부족하다. 따라서 부모는 여러 변수가 있고, 다양한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시간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타인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대는 아이에게 약속은 지키는 것이 당연하지만, 경우에 따라 늦을 수 있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시간을 어기게 되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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