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감정코칭의 5단계
자녀의 감정을 코칭하기 위한 5단계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아이의 감정 인식하기
현재 자녀가 어떤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지에 대해 부모는 재빨리 알아차리고 그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자녀가 아무리 작은 감정이라 할지라도 그 감정을 알아차려준다. 또한 자녀가 현재 보이는 행동에 어떤 숨은 감정이 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아이가 지금 울고 있다면, 그 우는 행동의 숨은 감정이 슬픔인지, 화가 난 것인지, 답답함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감정에는 다양한 색깔이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즉, 여러 가지 감정을 복합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슬프면서 화가 날 수 도 있고, 수치심과 분노를 동시에 경험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감정들은 문화적인 배경과 개인에 따라 다르게 표현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짜증 나"라는 단어 안에는 복합적인 감정이 숨어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짜증 나" 한마디로 일축해 버리기 쉽다. 그 단어 안에 어떤 감정들이 숨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녀의 표정을 읽는 연습을 하여야 하며, 자녀에게 기분이 어떤지 물어봐주고, 아이가 느꼈을 감정에 대해 상상해 보는 것이다. 자녀의 감정을 단정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충분한 탐색과 대화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2. 감정적 순간을 좋은 기회로 삼기
자녀가 어떤 감정을 표현할 때 귀찮게 여기거나 회피하지 않고, 이 기회를 부모와 자녀가 연결되는 기회로 생각해야 한다. 바로 자녀의 내면세계를 이해하고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한 감정을 나타낼수록 좋은 기회로 생각한다. 강한 감정을 느낄 때 뇌는 고통스럽거나 공포, 불안과 같은 감정을 전두엽을 거치지 않고 바로 편도체에서 감지를 하게 된다. 그리고 편도체 옆 해마에서 그 감정적 기억을 관리하며 다음에 유사한 정보가 입력되면 재빠르게 자동적인 반응을 하게 한다. 이때, 부모가 감정에 대해 코칭을 하게 되면, 전두엽이 발동을 하게 되면서 감정정보에 대한 조율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자녀가 강한 감정을 느낄 때, 부모는 자녀에게 부드럽게 반응해주어야 한다. 아이의 강한 감정에 부모가 더 강한 감정으로 반응하게 되면, 자녀의 불안과 공포는 더 강해지고, 회피나 공격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오히려 자녀의 강한 반응에 부모가 부드럽고 침착하게 대응함으로써 자녀는 안전감을 경험하게 된다.
3. 자녀의 감정에 공감하고 경청하기
자녀의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모든 감정들에 대해 공감을 해주는 것이다. 어떤 감정에만 공감을 하게 된다면, 자녀는 다른 감정에 대해서는 회피하거나 억압하거나 조절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어떤 감정이든 그것은 자녀의 내면의 표현이기에 이를 받아들이고 공감해주어야 한다. 또한, 자녀 스스로조차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복합적인 감정도 받아줄 수 있어야 한다. 아이는 자신의 현재 경험하고 있는 "짜증 남"의 실체를 스스로 잘 모를 수 있다. '도대체 뭐 때문에 짜증이야?'라고 반응하기보다는 자녀가 어떤 상황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여러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다. '친구와 소통이 잘 되지 않다 보니 답답함을 느끼는 모양이구나. 그래서 좀 짜증이 나는 걸까?'. 무엇인 현재 자녀로 하여금 그런 감정을 경험하게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루어준다. 그리고 그 감정에 부모가 진지하게 대해주어야 한다. 자칫 아이가 보이는 반응이 귀엽게 보여서 웃어버린다거나, 농담으로 치부해 버린다면, 아이는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여기게 된다. 자녀의 감정에 대해 수용과 경청, 공감을 잘하기 위해서는 양육자가 자신의 감정을 먼저 알아차려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데 급급하지 말고, 자녀의 감정에는 여러 겹이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하며, 열린 질문으로 탐색을 해야 한다.
4. 자녀가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주기
이 단계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감정 명료화' 단계로, 막연하게 느껴지는 감정에 대해 스스로 이름을 붙여봄으로써 '아, 그렇구나' 하고 깨달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자녀가 자신의 감정에 이름을 붙여봄으로써 해결책을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으며, 불확실한 감정을 좀 더 구체화 함으로써 논의하기가 쉬워진다. 그래서 이성적인 대화가 가능해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녀의 감정에 대해 충분히 들어주고 공감해주어야 하며, 섣불리 아이의 감정에 대해 단정을 지어서는 안 된다.
5. 스스로 문제해결 할 수 있도록 하기
자녀의 감정에 먼저 공감을 하고 행동의 한계를 정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자녀가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무엇'과 '어떻게'를 활용한 질문을 통해 확인하고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녀가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부모는 조언과 지지를 해주며, 대신 답을 제시해주지 않는다. 자녀가 도저히 혼자 해결책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에만 부모가 조심스럽게 제안을 해 줄 수 있다.
#2. 감정코칭을 하지 말아야 할 때
자녀에 대한 감정코칭을 언제 어디서나 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효과적인 감정코칭을 위해서는 피해야 하는 상황도 있는 것이다.
1) 다른 사람이 있을 때
자녀를 키우다 보면, 꼭 손님이 방문했을 때,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오셨을 때 등 구성원의 변화가 생겼을 때 아이들은 안 하던 행동을 하곤 한다. 그럴 때면 부모는 당황스럽고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되고 자녀의 행동과 감정에 대해 개입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때, 아이는 타인 앞에서 부모로부터 감정에 대해 코칭받는 행위에 대해 불편감을 느끼게 되고 수치감을 느낄 ㅅ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조용히 자녀를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가서 단 둘이 있는 상황에서 감정을 다루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타인 앞에서의 감정코칭은 보이는 것에 대한 인식이 강해지기 때문에 의도적이고, 가장된 표현이 많아질 수 있다. 즉, 진정성이 부족해지는 것이다.
2) 시간에 쫓길 때이다.
부모가 출근준비로 바쁜 아침시간에 문제행동을 하고 있는 자녀를 부여잡고 감정코칭을 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때 부모는 마음이 조급해지다 보니 아이의 감정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지고 오히려 감정을 강요하게 될 수 있다. 너무 바쁜 상황이라 한다면, 잠시 감정코칭은 접어두는 것이 좋으며, 나중에 여유가 생겼을 때 당시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어보고 차분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아이의 안전이 최우선일 때이다.
자녀가 위기상황을 경험하게 되었을 때(성폭행, 아동폭력, 학교폭력 등) 자녀의 감정을 코칭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감정을 다루어주는 것보다 아이가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획득하는 것이 더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경험한 위기상황에 대해 어떤 감정이었는지, 무엇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는지 등등의 질문들은 오히려 아이로 하여금 위촉되게 하고 트라우마를 강화시킬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감정을 다루어주는 것은 위기를 경험한 아이가 안전감을 획득하고, 스스로 그 사건에 대해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하는 것이다.
4) 감정코칭을 해야 할 부모가 흥분한 상태일 때이다.
감정코칭을 해야 할 당사자인 부모 자신이 몹시 흥분하거나 화가 난 상태라면 감정코칭을 하면 안 된다. 자신이 흥분된 상태에서 자녀의 감정을 공감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부모의 감정이 전이되면서 역효과가 날 수 있고 관계가 멀어질 수 있다.
5) 자해 또는 타해와 같이 극단적인 행동을 할 때이다.
감정조절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자신들의 격한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정도에 따라 감정코칭을 해서는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지나친 격분으로 인해 스스로를 해치는 행위를 하거나 타인에게 공격행위를 한다면, 이 때는 감정을 코칭하는 것보다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먼저이다. 그 상황에서 격분한 감정에 대해 다루어 주려 한다면, 아이는 오히려 더 흥분하거나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먼저 단호하게 공격적인 행동에 대해 대처를 해야 하며, 아이의 격분이 어느 정도 가라앉고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정서 수준이 될 때 대화가 가능할 것이다.
6) 부모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가 있을 때이다.
부모가 자녀로 하여금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혹은 원하는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감정코칭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가끔 부모상담에서 부모들이 감정코칭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아이에게 감정을 공감해 준 다음, 하지만 그래도.. 하고 말하면 아이들이 화를 내요.'라고 말한다. 학원에 가기 싫다고 떼쓰는 아이에게 '학원에 가기 싫어서 짜증이 나고 있구나'라고 공감해 준 다음에는 '하지만 학원에 가지 않으면 친구들이 너를 보고 싶어 할 텐데?'라고 달래게 된다. 이때,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공감해주고 있다고 선뜻 여겨지지 않으며, 자신을 학원에 보내기 위한 책략을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학원에 가야 하는 목적과 책임에 대해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7) 아이가 거짓감정을 꾸밀 때이다.
가끔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거짓으로 감정을 위장한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라곤 한다. 아이들도 가끔 자신의 감정을 위장한다. 자신이 원하는 이득을 얻기 위해 아이들은 책략으로서 감정을 이용하는 것이다. 가끔 아이가 잘못을 해서 혼을 냈더니 눈물을 펑펑 흘리며 잘못했다고 하고 다시는 안 하겠다고 비는 경우가 있다. 그때 부모는 아이가 진정으로 뉘우치는 것 같아 용서를 하게 된다. 그런데 그런 일이 몇 번 반복되고 나면, 엄마는 의심하기 시작한다. 저 아이가 진정으로 뉘우치고 있는가? 아이들도 습관적으로 용서를 비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이때는 그 아이의 감정에 대해 공감하고 격려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아이의 거짓감정을 알아차리고 혼나지 않으려고 억지로 우는 것에 대해 알고 있음을 아이게게 알려준 후, 그 모습에 대해 엄마가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말해준다. 감정을 읽어주고 자신의 감정과 행동에 대한 '정직과 책임'에 대해 알려줌으로써 거짓으로 가장하는 반성이 올바르지 않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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