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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아이 심리 발달 이야기
우리아이 왜 그럴까

친구에게 끌려다니는 내 아이: 자기주장성에 대해

by OliveWorld 2025.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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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장

 

아동의 자기 주장성에 대하여

 

간혹 상담실에 방문한 보호자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자녀가 친구들에게 자기 의견을 잘 말하지 못하고 친구들에게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인다며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에 대한 것이다. 자녀가 친구에게 의존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자기 의견을 말하기보다는 참거나 친구가 하자는 대로 따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혹시 자녀가 너무 유약한 것을 아닌지 하는 걱정을 한다.

 

이러한 자녀의 모습 속에서 우리가 살펴보아야 할 것을 바로 "자기 주장성"이다. 말 그대로 자기를 주장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자기 주장성'은 우리가 사회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아이가 친구들 싫은 내색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억지로 따라다니거나 친구의 의견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는 아이가 자기를 주장하는 힘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반대로 지나치게 자기주장을 내세우며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소리를 지르거나 토라지는 등의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자기 주장성에 어려움이 있음을 시사한다.

 

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혹 사회관계 속에서 버릇없고 예의 바르지 못한 사람으로 비칠 것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고, 그래서 '착한 아이'와 '버릇없는 아이' 사이에서 갈등을 하곤 한다. 하지만, 이 두 가지의 극단적이 모습이 아닌 진정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은 바로 '건강한 자기 주장성(Assertivenes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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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기 주장성은 언제 형성되는가?

 

아동의 '자기 주장성'은 어느 날 갑자기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성장해 나가는 발달주기에 따라 형태와 깊이가 달라진다.

 

1단계: "아니야! 내가 할 거야"(영아기~만 3세)

 

핵심발달과업: 자율성vs수치심(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단계)

특징:

이 시기의 아이들은 "싫어", "내가", "아니야"를 많이 표현하게 되는데, 이는 고집이 아닌 '나(Self)'라는 존재가 부모와 분리되어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자기주장의 표현이다. 

 

이 시기의 자녀의 자기주장은 건강한 자아의 탄생으로서 보호자가 바라봐 주어야 한다. 무조건 꺾는 것보다는 위험한 것은 제한하되, 작은 선택권을 제시함으로써 자녀가 스스로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을 경험하게 해주어야 한다.

 

2단계: "내 거야! 내 말 좀 들어봐"(4세~6세)

 

* 핵심발달과업: 주도성

* 특징:

유아기는 아이의 언어발달능력이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시기로, 몸이 아닌 자신의 말로 욕구를 표현하기 시작한다. "왜?"라는 질문이 많아지고 자신의 소유권에 대한 주장이 강해지는 시기이다. 타인조망이 안 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친구를 때리면 안 된다'와 같은 사회적 규칙을 배워나가며 조율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 시기의 자녀에게 보호자는 말로써 자신을 표현하는 연습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울지 말고 말로  이야기하면 엄마가 더 잘 이해할 수 있어'라고 격려하며 스스로 말로 표현하게 한다.

 

3계: "규칙을 지키며 말해요"(7세~12세)

 

* 핵심발달과업: 근면성과 사회성

* 특징:

학교생활을 통해 사회적인 규칙과 또래관계 속에서의 압력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 자기 주장성이 건강하게 발달하지 못한 아동은 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할 것을 염려하게 되면서 무조건 참는 '수동적 태도'가 고착될 수 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논리적 사고가 가능하여 자신의 주장에 '이유'를 붙일 수 있게 된다.

 

이 시기는 어느 정도 타인조망이 이루어지며 논리적 사고가 형성되어 가기 때문에 보호자는 자녀에게 갈등상황에서의 대처법을 구체적으로 코칭해 주며, 맹목적인 착한 아이가 아닌 합리적인 아이로 이끌어 주어야 한다.

 

4단계: "나는 누구인가, 내 가치관은 무엇인가"(13세~18세)

 

* 핵심발달과업: 자아정체성

* 특징:

자신만의 가치관을 형성하여, 부모나 교사의 권위에 무조건 따르기보다 저항하거나 주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시기의 자기 주장성은 단순한 욕구를 넘어, 자신의 신념과 권리를 지키는 성숙한 형태로 발전하여야 한다.

 

부모는 이 시기의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여야 하며, 지시가 아닌 협상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는 토론식의 경험을 제시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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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집과 자기주장

자칫 자녀의 자기 주장성(Assertiveness)과 고집(Aggressiveness)을 혼돈하게 됨으로 인해 자녀의 자기 주장성을 억압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 공격적 태도(고집):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예: 내 말이 맞아! 넌 틀렸어!)
  • 수동적 태도(복종): 자신의 권리를 무시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예: 네가 하자는 대로 할게...)
  • 자기주장적 태도: 나와 타인의 권리를 모두 존중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예: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네 생각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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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기 주장성은 왜 중요한가?

 

1) 자존감의 형성

 

건강한 자기 주장성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잘 표현하게 함으로써 스스로를 존중하게 되고, 자존감을 높이게 한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억누르게 되면, 이는 부정적인 심리상태(불안, 우울, 분노감)를 형성하게 되며, 나아가서 신체화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이를 흔히 '착한 아이 증후군'이라 한다. 이러한 부작용은 이후의 삶에 지속적인 자기 억압의 원인이 된다. '내가 싫다고 말했더니 상황이 바뀌었어'라는 경험은 아이에게 '나는 내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줌으로써 자기 효능감을 높여주며,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회복탄력성을 형성할 수 있다.

 

2) 대인관계

 

건강한 자기주장을 통해 사회적 관계에서도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게 한다. 간혹 부모 중, 자녀가 너무 자기주장이 세면 친구사이에 더 많은 갈등을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건강한 자기주장은 오히려 또래관계에서 명확한 선을 만들어 주게 되고, 이는 관계에서의 합리적 조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건강한 자기주장은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나의 의견을 전달하는 기술이며, 이를 통해 갈등상황에서 숨거나 폭발하지 않고 '대화'로써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 

 

3) 안전과 사회적 적응

 

또래관계에서의 갈등이나 위협적인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높여준다. 옳지 않고 부당한 친구의 요구에 단호하게 No라고 말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기가 되면 친구들이 나쁜 행동(따돌림 동조, 비행, 패드립 등)을 권유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자기 주장성이 낮은 아이는 혹시 친구로부터, 무리로부터 따돌림을 당할까, 관계가 끊어질까 두려워 끌려가게 된다. 하지만, 자기 주장성이 잘 형성된 아이는 '아니, 그것은 옳지 않아'라고 당당하게 거절할 수 있다. 

 

또한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학교폭력의 가해자들은 종종 반응 없는 수동적인 학생을 타깃으로 삼는 경향이 있는데, 부당한 행동에 대해 즉각적으로 단호하게 의사를 표현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오히려 조심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건강한 자기주장은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보호막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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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상담실을 찾아 친구들에게 끌려다니는 자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부모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가정에서 자녀가 부모에게 자기주장을 할 때, 어떻게 반응하시나요?'

 

 

대부분의 보호자가 그 질문을 듣고는 가정에서 부모 역시 자녀가 '싫어! , 안돼!'라고 했을 때, 자녀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거나 지시하거나 혼을 냈었다고 대답한다. 가정에서 부모조차 아이의 의견을 묵살하고 존중하지 않으며, 들어주지 않는데, 아이가 어떻게 자기주장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을까?

 

1) 가정은 "거절 안전지대"

 

아이가 부모에게 "싫어요!", " 안 하고 싶어요!"라고 말할 때, 무조건 혼내지 않는다. '어른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라고 하기보다는 '지금은 안 하고 싶구나, 왜 그런지 이유를 말해줄래?'라고 아이의 자기주장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집에서조차 'no'를 말하지 못하는 아이는 밖에서도 하지 못한다. 가정을 자신의 의견을 말해도 안전하다고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2) I-Message

 

상대를 비난하지 않고 내 기분을 말하는 방법을 함께 연습한다. 먼저 상황을 말하고, 그 상황에 대한 나의 감정, 그리고 바람을 이야기한다.

 

"네가 내 장난감을 뺏어가서(상황) 내가 너무 속상해(감정). 돌려줬으면 좋겠어(바람)"

 

 

3) 선택의 기회 주기

 

일상생활 속에서 자녀에게 작은 선택부터 스스로 해볼 수 있게 한다.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과제를 먼저 할지 등등, 자신이 선택하고, 그 의견이 수용되는 경험이 쌓이게 되면, 아이는 '내 생각을 가치가 있어'라고 믿게 된다. 간혹 어떤 부모는 자녀에게 선택해 보라고 하고는 아이가 선택했을 때, 그것이 부모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수용해주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아이의 자기 주장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겨울에 아이가 반팔을 입고 가겠다고 우긴다면, 부모는 반팔을 입음으로 인해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알려주고 아이가 선택하게 해 준다. 만약 아이가 부모의 이야기를 듣고 겨울옷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팔을 입겠다고 한다면, 이후의 결과에 대한 책임도 자녀 스스로가 경험해보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 경험을 통해 자녀는, 좀 더 합리적인 자기주장을 배워나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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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라는 말을 들을 때, 부모는 순간 감정적으로 욱하게 되는 경우가 있으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아이의 '싫어'를 들었을 때, 잠시 숨을 고르고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아, 우리 아이가 내 품을 떠나 스스로 서는 법을 배우고 있구나'라고. 부모가 만들어준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거절'을 연습해 본 아이만이, 세상 밖으로 나갔을 때 부당한 세상의 요구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다. 

 

'자기 주장성'의 핵심을 바로 '네 생각을 어때?'라고 물어봐 주고, 아이의 대답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다. 오늘부터 집은 '거절 안전지대'로 만들어 주고, 무조건적인 순종보다는 이유는 묻는 아이로, 참는 것보다 표현하는 아이로 성장하게 도와주자. 그 작은 변화가 우리 아이의 미래를 바꾸어 줄 수 있다. 

 

오늘 우리 아이가 고집을 부리거나 주장을 한다면, 혼내기 전 "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뭐야?"라고 물어봐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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