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자녀 건강한 소통 : "질문과 생각의 힘"
상담실뿐만 아니라 학교 현장이나 주변에서 아이들을 만날 때면 최근 들어 가장 많이 드는 생각 중 하나가 "소통"이 어렵다는 점과 아이들이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요즘 아이들이 생각을 하기보다는 먼저 행동하는 등의 충동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고 느낀다. 생각하지 않는 아이들은 생각이 부족하다 보니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생각하지 않고, 일단 행동부터 함으로 인해 갈등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에게 어떤 질문을 하면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대답 중 하나가 '잘 모르겠다'인 경우가 많은데, 이때 아이들을 보면 아예 생각자체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생각"이란?
'생각'은 우리의 뇌가 정보에 대해 처리하고, 인식하고, 이해하며, 판단 및 창조하는 모든 인지과정을 일컫는 말이다. 즉, 생각이라는 과정을 통해 인간은 세상에 대해 느끼고 배우며, 이해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것은 창출해 낼 수 있다. 이는 비단 학습과정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생각을 함으로써 이는 우리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는가가 중요하며, 이는 단지 사고뿐만 아니라 우리의 감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생각을 한다는 것은 우리가 하나의 살아있는 유기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인간으로서 성장, 발달해 나가는데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면 우리는 무엇을 잃게 될까?
첫 번째는 우리의 자아를 잃게 된다. 생각을 함으로써 우리는 우리 자신을 인식할 수 있으며, 자아를 형성해 나가게 된다. 따라서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나 자신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자아에 대한 존중감이나 신뢰감을 형성할 수 없게 된다.
두 번째는 창의성과 학습능력의 상실이다. 생각은 사고를 의미하며, 생각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를 기존의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와 결합함으로써 더 확장된 사고력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따라서 생각하지 않으며, 우리는 이러한 사고의 확장에 있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며, 이는 융통성이나 유연함을 잃어버리게 한다.
세 번째는 생각을 하지 않음으로써 우리는 사회적 관계에서의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생각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공감 및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만약 생각이 없다면, 우리는 소통하지 못하는 고립된 존재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미래가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미래에 대해 계획하고 준비하며, 목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바로 생각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만약 생각이 없다면, 우리는 하루하루 무의미하고 단편적인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생각을 하지 않는 아이들
부모가 자녀에게 어떤 질문을 했을 때, 아이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몰라"라고 대답하고, 청소년 아이들에게 장래희망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생각해 본 적 없다'라고 대답을 한다. 이는 요즘 대다수의 아이들의 모습이다. 아이들은 왜 생각하기를 거부하거나 어려워할까?
아이들이 생각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생각할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생각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생각할 거리를 주고, 생각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생각할 거리들을 제시해야 하는데, 대부분은 생각할 거리를 주기보다는 부모가 답을 알려줘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친구와 다투고 온 자녀에게 부모는 다툰 자초지종을 물은 후, 친구와 다투면 안 되는 이유, 친구와 다툴 때는 어떻게 해야 된다거나, 혹은 잘못한 것들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아이들은 자신이 다툰 경험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교정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 부모는 아이가 알았으면 하는 것들을 부모가 다 설명으로 해줘 버리기 때문에, 아이는 자신이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내지 못한다.
생각을 하지 않는 아이들은 인지적 발달보다는 감각적 발달이 더 빠르기 때문에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기보다 행동하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친구에게 장난을 친 후, 친구가 화를 내면, 왜 화를 내는지에 대해 후에 생각하게 된다. 먼저 내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행동먼저 했을 때 나타나는 일이다. 이러한 일은 최근 벌어지는 많은 학교폭력 사안들에서 보게 되는 장면들이다. 아이들이 조금만 더 먼저 생각을 해보았더라면 방지할 수 있는 갈등들이 많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지점이다.
"질문을 하라"
부모는 아이의 생각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질문"을 해야 한다. '질문'은 단순한 의문문을 넘어서서 우리의 사고를 확장시키며, 지식을 쌓도록 하며, 문제 해결을 도와주는 강력한 도구이다. 모든 배움과 학습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되며, 아이가 호기심과 궁금증을 가지고 스스로 탐구해 나가는 과정이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또한 질문을 통해 아이가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스스로의 문제해결능력이 향상되며, 타인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도와준다. 질문을 통한 생각의 힘의 성장은 공감과 이해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질문에는 여러 종류의 질문이 있지만, 자녀의 사고력을 높여주는, 생각의 힘을 성장시키는 질문은 사실확인 질문보다는 원인과 해결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질문, 가치와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질문,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창의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무엇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니?",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 과연 그 방법이 너에게 안전한 방법일까?", "그것을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질문은 좀 더 개방적인 질문을 해야 하며, "왜 혹은 무엇" 등 원인을 파악하려는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질문을 잘 들을 수 있도록 경청하는 자세를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부모는 설명하는 잔소리쟁이가 하니라 아이의 사고력을 길러줄 수 있는 질문자가 되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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